오로지 혼자 머물며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내고 싶다는 생각, 사람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를 꽉 채우는 대신 반대로 그들을 그리워하고 싶다는 생각, 1980년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낯선 통근자들 무리 속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대신 고독과 하나가 된 것 같은 경험을 하고 싶 다는 생각,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마치 유콘Yukon강의 시원한 물속에서 수영을 하는 것 같은 상쾌함이 느껴졌다. - P18
아마도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이유는 결코 혼자 있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 P23
내가 생각할 때 사람들이 릴리언 올링의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건 그 힘든 여정이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 여정의 동기는 그녀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모호했으나 그럼에도 그녀는 한번도 이에 대해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이 점이 내가 그토록 릴리언을 사랑하는 이유다. 신념을 가지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이 들을 나는 존경한다. 비록 그 이유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 P29
가끔 스스로 위축되는 기분이 들 때면 ‘고향‘ 혹은 어딘지 아무 상관없는 곳을 향해 묵묵히 걸어갔던 릴리언 올링을 떠올린다. 어쩌면 나는 바로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른다. - P37
청력은 마지막 순간까지 남아 있습니다. 사람은 죽을 때 시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을 잃게 돼요. 심지어 자신이 누군지도 잊어버리게 되지요. 하지만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소리는 들을 수 있어요. - P73
나는 당신이 말하는 걸 듣고 있어. 나는 당신이 말하는 걸 듣고 있어. 당신이 말한다. 사랑해.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 우린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거야. 나는 당신이 말하는 걸 듣는다. 우린 여기 있어. - P73
아마도 완벽한 결합, 완벽한 이해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간의 관계를 모색하는 일이 그토록 매혹적이고, 존재가 함께 공명하는 순간이 그토록 심오한 것이 아닌가 싶다. - P111
누구도 당신의 슬픔을 향해 공허하다고 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슬픔 속에는 고독함이 존재하고, 이는 오롯이 당신의 것이다. 고독은 참기 힘든 것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것이다. 당신의 슬픔이 얼마나 계속되어야 하는지 혹은 그 슬픔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떠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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