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달을 걸쳐 읽은 책. 트레버의 단편은 정말 감탄이다.


내게 덤으로 주어진 시간 속에서 나는 흑단 상자에 담아 두었던 얼룩진 그림들을 꺼내 본다. 나는 산피에트로의 안개 나무를 그린 습작들을 보면서 내게 재능이 없었음을 깨닫는다. 안개 나무의 그 특별한 나뭇잎이 지닌 포착하기 어려운 특징을 그림에 담으려고 그토록 열심히 애썼다니, 이제야 그 노력이 어리석게만 느껴진다 - P574

어둠 속에서 그들은 삼촌의 돈을 향한 자신들의 욕심이 자신들의 복종을 원하는 삼촌의 욕심과 다를 게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의 욕심은 삼인조가 되어 버린 세 사람의 관계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 들었다. 두 사람은 그들을 학대하는 것이 삼촌의 삶에 남은 마지막 즐거움인 것처럼, 돈이 그리고 돈이 약속하는 자유가 그들의 삶을 환히 밝히는 별이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불 밑에서 서로에게 몸을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좀처럼 깨닫지 못한 채 삼촌의 빈정 대는 작은 웃음소리를 들었다. 잠들기 전에도, 그리고 꿈속에서도. - P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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