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바뀌는 건 없다. 조금씩 바뀐다. 다만 상대방이 알지 못할뿐.

늘상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해 왔지만 이제야 당신과 묶여 있다는 감정을 갖게 된 것이었어. 그래, 목숨을 내걸고 맹세할 수가 있었어.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 점을 직접 경험하고 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당신이 없어도 살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 P24
"오늘밤은 내가 전부터 꿈꾸어 왔던 모든 것들이 충족되는 것 같은 느낌이야. 마치 어떤 행복의 나라에서 중간 지점이 없이 단박에 다른 지점으로 옮겨 가는 기분이거든. 난 지금 마력을 느끼고 있어 마리안느 난 당신이 필요해, 그리고 행복해. 너무나 행복해서 내부에서 온갖 것이 소용돌이치는 것 같다니까. " - P30
"당신이 나를 떠나리라는 것, 당신이 나를 혼자 버려 두리라는 깨달음이었어요. 바로 그거예요. 부르노, 가세요. 나를 혼자 내버려 두고요." - P32
"프란치스카가 당신을 뭐라고 불렀는지 알아? 개인적인 신비주의자라는 거야. 맞아, 당신은 신비주의자야. 신비주의자! 제기랄! 당신, 병이야. 그래서 나는 프란치스카에게 한두 번 전기치료만 하면 당신은 다시 이성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해 주었어." - P45
밝은 대낮에 여인은 나무 한 그루 없는 밋밋하고 얼어붙은 곧바른 길을 걸어갔다. 그녀는 계속 똑바로 걸었다. 어두워질 때까지 여인은 그렇게 걸어갔다. - P79
"아무도 당신을 돕지 않습니까?‘ 하고 방문객이 물었다. ‘그래요, 아무도 돕지 않아요‘ 하고 여자가 대답했다. ‘제가 꿈꾸는 남자는 나의 내부에서 그 이상 그에게 매달리지 않는 여인을 사랑하는 그런 사람일 거예요.’ ‘그렇다면 당신은 그의 어떤 점을 사랑합니까?" ‘이런 종류의 사랑이지요." - P80
"난 네가 우리들을 찾아올 수 없었던 사실을 이해하겠어. 나 역시 조용한 집에서 살다가 누구를 만나러 가려면 갑자기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서 죽을 지경이 되는 그런 경험을 여러 번 했거든…………." - P87
"없어, 난 행복하고 싶지가 않아. 기껏 만족할 뿐이야, 난 행복이 두려워. 난 행복을 견뎌 내지 못할 것만 같아. 머릿속에서 말이야. 난 영원히 미치거나 죽고 말 거야.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를 살해할지도 모르지." - P88
"혼자라는 것은 차디차고 구역질나는 고통을 유발해요. 말하자면 의지와는 상관없는 고통이지요. 그렇게 되면 사람이 완전히 버림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신시켜 줄 사람들이 필요해요." - P125
그렇게 모든 사람들은 함께 모여 제나름의 방식대로 일상의 삶을 계속한다. 생각을 하기도 안 하기도 하면서 비록 모든 것이 노름에 걸린 엄청난 경우에도 사람들은 제각기 일상의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화젯거리가 될 것은 아무것도 없는 양 그렇게 계속 살아간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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