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난감한 책이었다.


나의 꿈은 아버지 꿈의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나의 해방 속에 아버지의 해방이 있었으니까요. 무지로부터, 착취로부터, 무명으로부터의 해방. 지금까지도 내 상상 속에서는 우리의 운명이 여전히 뒤섞여 있어요. - P17

선생님, 담장을 넘어가 홈런이 된다고요. 아, 정말이지 폼나게 천천히 2루를 도는 기쁨에 비길 만한 게 인생에서 뭐가 있을까요. 하나도 없습니다.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까, 방금 친 공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버렸으니까 천천히 돌아도 돼요. - P104

내가 보기에 중국인은 세상에서 유대인이 두려워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들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첫째, 그 사람들의 영어에 비하면 아버지의 영어는 체스터필드 경의 영어처럼 들릴 정도이기 때문이죠. 둘째, 어차피 그 사람들 머릿속은 볶음밥으로 채워져 있으니까요. 셋째, 그들에게 우리는 유대인이 아니라 백인이니까요. - P133

나한테는 이만하면 됐다라는 게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나 자신이 제의를 거치듯 불평불만에 탐닉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바로 이런 것 때문에, 정신분석을 받는 환자들이 일반 대중에게 악명을 얻게 된 거지만요. - P136

나는 일 년짜리도, 일년 반짜리도, 또 몇 달짜리 사랑도 해 보았어요. 부드러우면서도 관능적인 사랑이었죠. 하지만 결국에는 죽음처럼 불가피한 일이에요-시간이 지나면 욕정이 시들해져요. 결국에는 도저히 결혼으로 발을 내디딜 수 없더란 겁니다. 그런데 왜 결혼을 해야 하는 겁니까? - P152

사랑을 위해? 사랑이 뭔데요? 우리가 아는 저 모든 남녀, 굳이 자신이 구속되는 것을 허용하려 드는 그 사람들을 함께 얽매어놓는 게 사랑입니까? 사랑보다는 오히려 허약함에 가깝지 않을까요? - P154

"네가 네 인생을 못마땅해하는 거 말이야! 왜 그러는데? 너처럼 자기 인생을 못마땅해하는 건 다 쓸데없는 짓이야. 너는 너 자신을 네 독특한 유머 감각의 표적으로 삼으면서 뭔가 특별한 쾌락,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아. 난 네가 진짜로 네 인생을 개선하기를 바란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말하는 건 죄다 어떤 식으로든 비틀려 있고,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우습게 되어버려. 하루종일 똑같아. 이런저런 소소한 방식으로 모든 게 아이러니거나 자기평가절하지. 자기평가절하 맞나?"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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