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묘사의 대가 츠바이크~!!




아이의 마지막 말에는 상당한 자부심이 실려 있었다. 아이들은 항상 병을 앓는다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법이다. 자신이 위험에 처하면 가족들이 자신을 곱절로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P18

사랑의 유희에 빠진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그들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대화를 나누느라 시간도 잊고 있었다. 자정이 되어 홀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그들은 화들짝 놀랐다 - P37

홀에서 빠져나와 계단을 오른 후 잠시 멈춰 선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펄떡이는 심장을 눌렀다. 잠시 쉬어야 했다. 넋이 나간 그녀는 가슴 깊숙이에서 한숨을 토해 냈다. 절반은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안도의 한숨이 절반은 아쉬움의 한숨이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뒤엉킨 채로 핏속을 맴도는 탓에 조금 어지러웠다. - P42

에드거는 문득 알 수 없는 커다란 비밀이 이전과는 다르게, 손을 뻗치면 잡힐 만큼 가까이 있음을 느꼈다. 비밀은 아직 닫혀 있었고 풀리지 않았지만 바로 앞에, 바짝 코앞에 있었다. 아이는 흥분한 나머지 갑자기 엄숙하고 진지해졌다. 자신이 유년기의 막바지에 와 있음을 저도 모르게 예감했기 때문이었다. - P49

불안감은 벌보다 더 힘든 것이니까. 벌은 심하든 심하지 않든 분명한 것이기에, 잔인하리만치 끝없는 긴장 속에서 너무도 불분명한 상태를 견디는 것보다는 나아요. 죄인이 처벌을 받을 각오를 하면 마 음이 편해지지. 아이가 운다고 해서 당황해하지 말아요. 좀 전까지속에 눌러 두었던 울음이 지금 터져 나온 것뿐이니까. 대놓고 우는 것보다는 속으로 우는 게 더 힘든 법이오. - P148

"당신은...그게 사람들이 말을 못하는 게, 늘 그저 불안감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어쩌면 입 밖에 내는 게 수치스러워서…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은 모습을 보이는 게 수치스러워서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요?" - P149

그녀는 눈을 감고 누워서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삶과 행복을 깊이 음미했다. 마음은 아직 조금 통증을 느꼈지만, 그것은 치유를 약속하는 고통이었다. 찌릿찌릿 아팠지만, 상처가 영원히 아물기 전에 욱신대는 아픔이었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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