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소세키 다운 문장이 가득하다.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그쪽을 경멸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무서워서 뭐라고 할 배짱이 없었기 때문일까? 나는 전자였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사실은 아무래도 후자인 것 같다. 아무튼 양쪽이 섞여 있었다는 것이 가장 온당한 것처럼 보인다. 세상에는 경멸하면서도 무서워하는 것이 얼마든지 있다. 모순은 아니다. - P170

나는 이를 악물고 두 손으로 쥔 사다리를 두어 번 흔들어댔다. 물론 꿈쩍도 하지 않았다. 차라리 손을 놓아버릴까? 거꾸로 떨어져 머리부터 박살 나는 편이 빨리 결말이 나서 좋을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죽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 P264

사회는 아주 냉혹하다네. 내부의 죄는 얼마든지 용서하지만, 표면으로 드러난 죄는 결코 놓치지 않거든. - P280

세상에 돌아간다고 해도 거기서 저지른 일은 사라지지 않을 거고, 옛날은 지금도 마음속에 있네. 안 그런가, 자네? 옛날은 지금도 마음속에 있겠지. 자네는 어떤가?"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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