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윌리엄 트레버다. 실종소녀 이야기에서 사랑 이야기로 바뀌는 중이다. 완전 좋음.

헨리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이런 때는 늘 최악을 가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면 불행이 닥쳤을 때 엉뚱한 길로 가는 결과만 얻는다고 말했다. - P19
아일랜드에서 과거는 적이다, 아빠는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 P21
아내는 늘 에버라드 골트에게 힘을 주었다. 그녀의 위로는 작은 패배들로 인한 피곤한 고통을 지워버리는 진통제였다. 이제 이런 더 큰 곤경에서도 그들은 버틸 것이었다. - P25
이 마지막 밤에 그는 너무 경솔하게 과거를 팔아넘겼고, 이어서 손쉬운 위안으로 딸과 아내를 배신했다고 자신에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P50
지금 자신의 감정들을 뒤져보았을 때 거기에는 그를 안내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혼란과 모순뿐이었다. - P51
환경과 사건들을 먹이로 독자적인 힘을 얻은 것인지 대위, 그리고 그의 아내와 하인들을 현혹하고 있는 거짓에는 의문이 제기되지 않았고 거부되지도 않았다. - P57
변호사는 한숨을 쉬었다. 이해한다, 그는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에버라드 골트가 직접 해준 이야기는 기억할 수밖에 없다. 그가 아내와 함께 바닷가에 수없이 내려갔다는 것, 낮이나 밤이나 지옥 같은 괴로움으로 고통을 겪었다는 것, 아마도 당분간은 정처 없이 떠돌아다닐 듯하다는 것. 그러는 동안 그들의 고집 센 아이는 설탕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 P86
한 아이가 자초한 비극, 그리고 그 이후 아이의 삶은 좋은 이야깃 거리가 되었고 낯선 사람들에게는 전설의 소재로 보였다. - P121
실제 벌어진 일의 빈약한 현실은 채색되고 풍요로워졌으며 전체적으로 개선되었다. 괴로움에 시달리는 부모가 떠난 여행은 순례, 말하는 과정에서 그때그때 다르게 죄의 사면을 위한 순례가 되었다. - P122
그렇게 단호하게 부상에 대한 보상도, 상대가 먼저 하는 사과도 받지 않으려 하던 아버지는 한 달 전에 죽었다. 생전에 아버지는 그날 벌어진 일에 늘 자부심을 느꼈다. 그 일로 인해 전직 영국군 장교와 그의 잉글랜드인 부인이 곧 그곳을 영원히 떠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 P128
"이건 우리 아일랜드의 비극이야." 그는 여러 번 그렇게 말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가 귀하게 여기는 것을 계속 떠날 수밖에 없다는 건." - P135
모든 것이 달라진 이 몇 시간 동안 짧은 몇 문장과 이름을 적은 필체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은 무척이나 기쁜 일이었다. 영원히 떠나기 전에 와서 작별 인사를 해주세요. 다시 와서 차를 드세요. 원하신다면, 루시 골트.
다른 것은 없었다. 주소와 그 밑의 날짜뿐. 1936년 8월 5일. - P135
그런 이야기 중 어느 것이라도 그녀의 흥미를 끌까, 그녀의 모든 것이 그의 흥미를 끌듯이? - P168
"또 골짝에 내려갈까요?" 차를 다 마신 뒤에 그녀가 물었다.
"지난번에 그랬던 것처럼? 그럼 지루할까요?"
"당연히 지루하지 않죠." 그런 다음 그가 말했다.
"다리 저는 건 그리 눈에 띄지 않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음 수요일에 또 오실래요?"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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