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손에 들어와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재미있게 읽었다. 미국과 프랑스의 차이? 그래도 사랑은 만국 공통인가보다.

이자벨 전에 나는 섹스를 전혀 몰랐다. 이자벨 전에 나는 자유를 전혀 몰랐다. 이자벨 전에 나는 파리를, 섹스와 자유가 영원한 두 가지 주제인 그 도시를, 전혀 몰랐다. 이자벨 전에 나는 인생을 전혀 몰랐다. - P7
나는 센 강을 따라 걸었다. 끊임없이 물결치는 강물을 배경으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이 부러웠다. 타인과 교류를 나누고 있는 사람, 나처럼 어두운 길을 걸으며 외로움을 느끼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부러웠다. - P17
운하를 따라 걷던 그날 오후, 나는 초조하고 두려웠다. 내 어린 시절의 슬픈 좌절감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에 내 머릿속은 아무리 애써도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날 오후에도 그랬다. - P39
"자네는 여자가 제시하는 규칙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돼, 규칙을 잘 지키면 상처받을 일은 없어. 그런 관계에서 남자가 상대 여자에게 사랑을 바라는 건 욕심이라는 걸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해." - P45
친절은 나와 거리가 멀어, 파리에서 지내는 건 자네의 생에서 마지막으로 맛보는 자유가 될 거야. 결국 자네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미국인들처럼 삶에 순응하기 위해 미국으로 돌아가서 살게 될 테니까. - P50
"나는 소설을 거의 안 읽었어." "그럼 이제부터라도 읽기 시작해." - P57
"열정과 사랑을 혼동하지 마. 우리는 아주 멋진 열정을 만들어갈 수 있어. 나는 늘 우리가 함께 있는 이 시간을 기다려, 당신의 손길, 당신의 욕망, 나를 원하는 당신의 마음을 늘 기다려. 내가 좋은 만큼 당신도 느끼기를 바라. 내 욕망, 당신을 원하는 내 마음을" - P63
"한계가 정해져 있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함께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얼마든지 많아. 당신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뭔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 할 경우 나는 당장 이 관계를 끝낼 수 밖에 없어." - P65
"프랑스 사람들은 다들 미리 규칙을 정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프랑스 사람들이라고 다 그러지는 않아, 프랑스에도 샤를과 나 같은 합의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 P84
로맨틱한 희망은 종종 문제의 핵심을 비켜 가기 마련이었다. - P92
왜 우리는 늘 소유하지 않을 걸 가지려고 할까? 왜 우리는 오래도록 애써서 뭔가를 손에 넣게 되면 금세 질려할까? - P97
"난 당신을 대할 때마다 애정을 느껴, 아마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을 거야. 오래 못 보는 사이 더 깊어졌으니까." - P129
미래? 사랑에 빠지면 눈앞에 있는 현실만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필사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미래를 꿈꾸게 된다. 실현 불가능한 미래에 대해 끝없이 집착하게 된다. - P135
"여자에게 이미 끝난 연애를 물어보면 안 돼, 여자가 이전에 만났던 남자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빨리 다른 여자를 찾아보는 게 좋아." - P160
지금까지 쓴 내용을 다시 읽어 보니, 이런 생각이 들어.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늘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 사람들은 운명적인 만남과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하지. 나는 당신에게서 진정으로 사랑을 느꼈어. 얼렬한 사랑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타이밍이 나빴지. - P217
"나는 그동안 모험 대신 안전한 길만 택해왔어. 10년 뒤, 더 나이가 많아졌을 때 왜 마음 가는 대로 따르지 않았는지 후회하게 될까 봐." - P234
그동안 이자벨의 입에서 함께 살자는 말이 흘러나오길 얼마나 바랐던가? 그토록 갈망하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인생을 통틀어 몇 번이나 될까? - P235
이자벨이 함께 살자고 했어. 내가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일이었는데 왜 이자벨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두려울까? 너무나 절실했던 꿈이 이루어졌는데 그 대가로 치러야 할 일들을 두려 워하다니? 도대체 나란 인간은 왜 이럴까? - P237
인생이라는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한 번쯤 자기도 모르게 체념하게 된다. 나에게는 체념도 우리 가족에게 밀어닥친 비극과 마찬가지로 처음 겪었다. - P299
인간은 얼마나 단순하면서 복잡한가? 어느 누구도 타인을 알수 없다는 말은 얼마나 잔인한 진실인가? 갈망하던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최면에 빠지게 한 사랑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우리는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가? - P334
이메일은 곧 사라질 테지만 종이 편지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장담했다. - P381
"그 여자는 늘 당신 옆에 있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 당신이 나를 만나면서도 갈등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나는 당신을 붙잡고 늘어졌고 결국 차지했지. 당신이 그 여자에게 가려고 갈등했던 순간이 있었다는 걸 알아. 당신은 결국 나를 선택했지. 자금 와서 얘기지만 그 선택이 당신에게는 큰 실수였는지도 몰라. 이제 그 복잡한 세월을 다 보내고 우린 지금 여기에 이렇게 앉아 있네. 그 여자는 여전히 당신의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있어. 아마 당신과 각기 다른 곳에서 살았기 때문이겠지. 우리는 누구나 자신이 가질 수 없는 걸 원해, 뭔가를 수중에 넣어도 금세 느끼지. 원하던 게 아니었다는 걸, 우리의 인생에는 그런 일들이 너무 많아. 사랑도, 이상도, 고통도 다 그래. 우리는 계속 꿈꾸지. 당신은 아직도 여전히 사랑을 꿈꾸지?" - P417
나는 당신이라는 사람을 완전히 알 수 없을 거야. 당신도 나라는 사람을 완전히 알 수는 없겠지. 인생의 가장 큰 미스터리 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야. 인생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자기 자신이야. - P438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어둠 속에 혼자 있지 않다는 사실을. - P4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