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네스토는 불탄 책을 발견했을 때, 갇혀 있는 나무가 떠올랐다고 그녀에게 말했다. 그는 이 두 가지를 함께 생각했고, 그것들의 운명을 어떻게 서로 맞닿게 하고, 녹아들게 하고, 자신의, 에르네스토의, 정신과 육체에 섞여들게 할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가 인생이란 총체의 그 알 수 없음에 가닿을 때까지. - P15
기차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어머니는 잊어버렸다. 그렇지만 그 사랑만큼은 아직이라고 어머니는 말했는데, 아직 완전히는 아니라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아직 완전히는 잊히지 않을 거라고, 심장의 그 타오름을, 가닿을 수 있는 기억에서부터 간직할 것이었고, 그것을 이미 거기에, 몸속에 지니고 있다고 어머니는 말하곤 했다. - P60
그녀의 인생에서, 그것은 다른 어느 날과도 비교할 수 없는, 눈부신 밤이었다. 그 사랑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어머니는 그날 밤 비트리에서도 그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여전히 몸을 떨었다. - P61
한번은 에르네스토가 잔에게 어쩌면 그들, 그러니까 에르네스토와 잔은, 틀렸을지도 모른다고, 어쩌면 부모님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 방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P65
어머니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었다. 그녀가 어땠는지 정확하게 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마치 아름다운데 자신이 아름답다는 걸 알면서, 그렇지 않은 듯 사는 이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자기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삶을 살면서,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이에 대해 말하는 것이 그러하듯. - P73
아버지는 절대로 어머니를, 그들의 집이나 다른 어디에서도 오후 내내 혼자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디에서도 아버지는 도저히 어머니를 혼자 있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 - P92
아버지가 생각하기에는 어머니가 떠나왔을 것이 분명한 동부 유럽 같은 곳처럼, 알 수 없는 어딘가로 달아나 영원히 자취를 감춰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항상 갖고 있었던 것이다. - P92
학교의 아이들, 그들은 버려진 아이들이에요. 어머니는 아이들이 버려졌다는 걸 배우게 하기 위해서 학교에 보내죠. 그런 식으로, 아이들을 자신의 남은 인생에서 떼어버리는 거죠.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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