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도선생님은 최고고, 백야도 최고다.




<백야>

당신은 아십니까,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이 나를 나 자신과 화해시켜 주실지? 그리고 나는 이제 예전처럼 그렇게 스스로를 비하하지 않으리란 걸 아십니까? 어쩌면 나는 이제부터 이런 삶은 범죄이자 죄악이다. 그러니 내 인생에서 범죄와 죄악을 저질렀다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괴로워하지는 않을 거라는 걸 아십니까? - P54

<백야>

세월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가! 그리고 또다시 묻습니다. 그래, 너는 이 세월 동안 무엇을 했는가? 너의 황금같은 세월을 어디다 묻어 버렸는가? 살아 있었던 거냐 아니냐? 그런 다음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조심하라고, 세상은 점점 냉혹해지고 있어. 몇 년 더 지나면 또 우울한 고독이 뒤따를 거야, 목발을 짚고 부들부들 경련을 일으키는 노년이 찾아오겠지, 그리고 그 뒤에는 우수와 권태가 뒤따를 거야. 너의 환상 세계도 빛을 잃겠지, 그리고 꿈은 시들어 낙엽처럼 떨어지고 마침내 사라져 버리겠지. - P57

<백야>

저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당신을 비난하지도 않고요. 제가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걸 가지고 당신을 비난하진 않겠습니다. 그게 제 운명인걸요. - P75

<백야>

사실 우리는 어떤 사람들에게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합니다. 나도 당신이 나를 만나 준 것에 대해, 그리고 내가 평생 당신을 기억할 거라는 데 대해 당신께 감사합니다. - P76

<백야>

그런데 기쁨과 행복은 인간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지! 행복한 인간의 심장은 사랑으로 끓어오른다! 자신의 마음을 모조리 다른 이의 마음속에 흘려 넣고 모든 것을 즐겁고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한다. 이 기쁨이란 것은 어찌나 전염성이 강한지. - P80

<백야>

이미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것이고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닌데, 나는 정말 그토록 눈이 멀었단 말인가. 나는 몰랐단 말인가, 정작 그녀의 다정함도, 그녀의 배려도, 그녀의 사랑, 그래, 나에 대한 사랑까지도 실은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앞에 두고 느끼는 기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자기의 행복을 나에게도 옮겨 주고 싶다는 바람에 지나지 않았던 것을. - P80

<백야>

불행할 때 우리는 타인의 불행을 더욱 강렬히 느끼는 법이니까. 감정은 분산되지 않고 오히려 한곳에 집중된다. - P81

<백야>

어째서 우리는 누구나 형제처럼 그렇게 살지 못하는 거죠? 어째서 가장 훌륭한 사람까지도 상대방
한테 뭔가 숨기고 뭔가 접어 두는 것이죠? 쓸데없는 말이 아니란걸 아는 바에야 어째서 마음속에 있는 말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는 거죠? 마치 저마다 실제 그런 것보다 더 엄격하게 보이고 싶어서 애쓰는 것 같아요. 자기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면 그것을 능욕당하게 될까 봐서 겁내는 것 같아요. - P89

<백야>

하지만 당신도 아시죠. 사랑한다면 오랫동안 모욕을 곱씹지 않는다는걸요 - P112

<백야>

너의 하늘이 청명하기를, 너의 사랑스러운 미소가 밝고 평화롭기를, 행복과 기쁨의 순간에 축복이 너와 함께하기를! 너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 찬 어느 외로운 가슴에 행복과 기쁨을 주었으니까. - P115

<백야>

오, 하느님! 한순간 동안이나마 지속되었던 지극한 행복이여! 인간의 일생이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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