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체호프는 체호프다.






그는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얼마나 자주 만날 수 있을까, 이러한 만남 뒤에는 그들에 대한 추억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를 생각하면서 걸어갔다. - P35

하찮은 기억의 흔적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남지 않고 사람들의 얼굴과 말들은 희미해지고 과거 속으로 깊이 잠기곤 한다. - P35

그러나 그가 지금 쪽문을 통해 그 집에서 나가게 되면 이 모든 것은 실제적인 의미를 영원히 상실하면서 추억으로 변할 것이고 한두 해가 지나면 마치 환상이나 상상의 산물처럼 그의 의식 속에서 사랑스런 형상으로 희미하게 기억될 것이다.

‘인생에서 사람보다 더 고귀하고 소중한 것은 없어!" - P36

"한 십 년쯤 지나서 우리가 갑자기 만나게 된다면..."
그가 말했다.
"그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 P45

"십 년 후에 만나서 옛날 일을 한번 회상해보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현재라는 시간을 느끼면서 살고 있고, 이 현재는 우리 삶을 가득 채우면서 우리를 흥분시키고 있죠. 그러나 십 년 후에 만날 때에는 우리는 이미 이 다리에서 마지막으로 만나고 있는 지금의 날짜도, 달도, 심지어 연도도 기억하지 못할 겁니다. 당신도 아마 많이 변하실 거고요. 당신도 변하실테죠?" - P45

그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난 후 여자를 매력 있게 만드는 도도함을 던져버린 그녀는 왠지 키도 더 작아 보였고 더 평범해 보였고 더 침울한 얼굴처럼 보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그는 두려움을 느끼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 걸까 그렇지 않은 걸까?‘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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