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는 천재인것 같다. 공감이 되고, 마음에 관한 최고의 책이다.


"그런 말을 하는 건 결국 아버지의 나쁜 점을 이어받은 증거가 될 뿐이야. 난 나오에 대해 너한테 부탁하고 그 보고를 언제까지고 기다렸어. 그런데 너는 언제고 이리저리 말만 돌리고 대답도 하지 않으면서 시치미를 떼고 있잖아." - P247

인간이 만든 부부라는 관계보다는 사실 자연이 만들어낸 연애가 더 신성하니까, 그래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좁은 사회가 만들어낸 답답한 도덕을 벗어버리고 커다란 자연의 법칙을 찬미하는 목소리만이 우리 귀를 자극하도록 남겨진 게 아닐까? - P261

"어차피 제가 이렇게 바보로 태어나서 그런 거라 어쩔 수 없어요. 아무리 어떻게 해봤자 되는대로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체념하면 그만이에요." - P298

"남자는 싫어지기만 하면 도련님처럼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지만 여자는 그럴 수 없으니까요. 저 같은 사람은 마치 부모가 화분에 심어놓은 나무 같아서 한번 심어지면 누가 와서 움직여주지 않는 한 도저히 움직일 수 없어요. 가만히 있을 뿐이지요. 선 채 말라 죽을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어요." - P299

"형님이 괴로워하는 것은 그가 뭘 해도 그게 목적이 되지 않을뿐 아니라 수단조차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네. 그냥 불안한 거지. 그러니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네. 형님은 차분히 누워 있을 수 없으니까 일어난다고 하네. 일어나면 그냥 일어나 가만히 있을 수 없으니까 걷는다고 하네. 걸으면 그냥 걷고 있을 수 없으니까 달린다고 하네. 이미 달리기 시작한 이상 어디까지 가도 멈출 수 없다고 하네. 멈출 수 없는 것뿐이라면 그래도 괜찮겠지만 시시각각 속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네." - P363

"자네 마음과 내 마음은 대체 어디까지 통하고 있고 어디서부터 떨어져 있을까?" - P375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는 다리는 없다. - P375

"자넨 산을 불러들이는 사람이네. 불러들이고 오지 않으면 화를 내는 사람이지. 발을 동동 구르며 분해하는 사람이네. 그리고 산을 나쁘게 비판하는 일만 생각하는 사람이지. 왜 산 쪽으로 걸어갈 생각은 안 하나?"

"혹시 그쪽이 이쪽으로 와야 할 의무가 있다면 어떤가?"

"그쪽에 의무가 있든 말든 이쪽에 필요가 있다면 이쪽이 가면 되는 일 아닌가?"

"의무가 없는 곳에 필요가 있을 리 없지."

"그럼 행복을 위해 가는 거지. 필요 때문에 가고 싶지 않다면 말이네." - P384

"시집을 가기 전의 오사다와 시집을 간 후의 오사다는 전혀 다르다네. 지금의 오사다는 이제 남편 때문에 스포일(spoil)되고 말았다네." - P411

"어떤 사람한테 시집을 가든 여자는 시집을 가면 남자 때문에 부정해지는 거네. 그런 내가 이미 아내를 얼마나 못쓰게 만들었는지 모르네. 내가 못쓰게 만든 아내한테서 행복을 구하는 것은 너무 억지스러운 일 아니겠나? 행복은 시집을 가서 천진함을 잃게 된 여자한테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니네." - P411

구름에 싸인 태양을 보고 왜 따뜻한 빛을 주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은 그렇게 다그치는 쪽이 억지일 걸세. 나는 이렇게 함께 있는 동안 가능한 한 형님을 위해 그 구름을 걷어내려 하고있네. 자네나 어르신들도 형님에게 따뜻한 빛을 바라기 전에 우선 형님의 머리를 에워싸고 있는 구름을 걷어내주는 게 좋을 걸세. 만약 그걸 걷어낼 수 없다면 가족인 자네나 어르신들에게 슬픈 일이 생길지도 모르네. 형님 자신에게도 슬픈 결과가 되겠지.
나도 슬플 거네. - P41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