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나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가고 싶다.

능력이 있을 때는 다른 사람을, 없을 때는 스스로를 도와라.
어디에서 본 구절인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나는 이 말을 참 좋아한다. 문득 인생의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을 때 이 구절을 떠올리면 다른 사람과 나 자신을 돕는 것을 잊어버리지 말자고 다짐하게 된다. - P44
아아 하루종일 기차만 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48
여행은 생의 은유이자 시이며 철학이고 다른 이를 빗대어 나를 보는 일이다. 그래서 그저 사진 몇 장만 남은 여행은 어쩌면 당신을 떠나는 일보다 슬픈 일이었다 - P52
그리움을 담으면 다 그럴듯해진다. 이는 고생스러운 순간을 이기는 지혜이기도 하고, 향수로 인한 추억 보정으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명심해야 하는 교훈이기도 하다. - P65
나는 이 지상에 아직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내가 살았던 어느 곳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 P78
누군가 그랬다. 오후 세시라는 시간은 무엇을 하기에 애매한 시간이라고. 나이 마흔을 넘겨 하는 배낭여행 또한 그런 게 아닐까. - P88
그런데, 삶이 언제부터 애매해지는지 아는 사람? 애매하다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순간부터다. 그러니까 오후 3시를 넘기면 생각보다 행동을 먼저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아니면 생각할 시간에 잠을 한 시간 더 자든가. - P89
좋았던 곳일수록 다시 가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곳에 가고 싶다. 기쁨에 찬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그런 마음으로 나를 데리고 여기저기 가는 사람에게는 더 쉽게 사랑에 빠진다. - P119
여행 가방에는 반드시 빈 공간을 많이 남겨 둬라 - P123
증류소마다 나름대로의 증류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레시피란 요건대 삶의 방식이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이냐에 대한 기준과도 같은 것이다. 무언가를 버리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 P176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에는 (보모어 증류소가 있는) 스코틀랜드 아일레이섬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섬에 고요한 슬픔과도 같은 것이 떨쳐 낼 수 없는 해초 냄새처럼 끈끈히 배어 있다고, "세상에는 섬의 수만큼 섬의 슬픔이 있다." 수많은 슬픔과 수많은 위스키. - P177
여행을 하다 보면 때로는 산도 넘어야 하듯 이런 일도 체념하고 순응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소. 물론 산이 없다면 길이 훨씬 더 편안하고 짧을 것이오. 그렇지만 산이 일단 가로 막은 이상, 넘을 수밖에 없지 않겠소!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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