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로스의 책을 읽다보면 유머와 분노와 욕망이 강하게 느껴진다

"가장 잘 보이는 데는 네 두 손 안이야. 네가 들고 거기 서 있을 때 가장 잘 보여. 그냥 거기 서 있어. 너하고 장미를 볼 수 있도록, 그걸 보려고 내가 여기 온 거야." 그러나 ‘손‘이라는 말을 하는 순간 서니 코틀러가 올리비아에 관해 한 말이 떠오르고 말았다. 속에서 다시 분노가 치밀었다. 코틀러와 올리비아 둘 다를 향한 것이었다. - P137
"정말 그렇게 생각해, 응? 일 분에도 팔천 번 기분이 바뀌고, 모든 감정이 태풍처럼 몰아치고, 말 한 마디, 한 음절에도 혼란에 빠질 수 있는 내가 흐트러짐이 없다고? 참나, 완전히 장님일세." - P142
언젠가 사회의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보고 도움을 청하러 올 사람이 되려고 여기 있는거야. 네 할아버지와 네 아버지와 네 사촌들과 같은 메스너가 되지 않으려고, 평생 정육점에서 일하는 걸 하지 않으려고 여기 있는 거야. 면도날로 두 손목을 그은 여자아이와 문제를 일으키려고 여기 있는 게 아니야." - P181
너는 감정적인 아이야. 네 아버지처럼, 또 네 아버지의 모든 형제처럼 감정적이야. 너는 다른 모든 메스너와 똑같은 메스너야. 네 아버지도 한때 분별력 있는 사람이었어. 합리적인 사람이었지. 유일하게 몸통에 머리가 달린 사람이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네 아버지도 다른 사람들처럼 미쳐버렸어. 메스너는 단지 정육점을 하는 사람들 집안이 아니야. 소리 지르는 사람들 집안이고,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 집안이고, 발을 구르고 벽에 머리를 찧는 사람들 집안이야. 이제 갑자기 네 아버지도 다른 메스너들처럼 나빠졌어. 너는 그러지 마. - P184
단적으로 짧았던 행복에 관해 이야기할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욕구가 치미는데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죽었다. 말로 할 수 없는 문장,그러나 말이 되어 나온 문장. "엄마! 아버지! 올리비아! 나는 당신들을 생각하고 있단 말이야!" 아무런 응답이 없다. 아무리 애를 써서 해명하고 나 자신을 드러내려고 시도해도 아무런 응답도 끌어낼 수 없다. 내 정신을 제외하고는 모든 정신이 사라져버렸다. 아무런 응답이 없다. 깊디 깊은 슬픔.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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