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함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 책은 세번 읽어야 한다.


그의 무모함은 근면이고, 그의 욕심은 헌신이고, 그의 고집은 인내심이었다고 믿으며 전에 남편의 게으름을 증오하며 책망했던 것에 대해 마음속으로 후회했다. - P185

바나나 회사가 몰고 온 대혼란이 마꼰도를 뒤흔들어버리기 전부터 이미 마꼰도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 가운데 그 장마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이 오랫동안의 장마 끝에 처음으로 비친 햇살을 즐기며 거리 한복판에 앉아 있었다. 그들의 피부에는 장마가 남긴 수초의 푸른색과 집 구석구석의 냄새가 아직까지 남아 있었으나 그들이 태어났던 마을이 원래대로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속 깊이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 P187

"시간은 흐르게 마련인데, 제가 뭘 바랐겠어요," 그가 중얼거 거렸다.

"그렇긴 하지만, 그토록 빨리 흐르진 않아" 우르술라가 말했다. - P200

그것은 아무 쓸모 없는 고문과도 같은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모든 것들이란, 피를 더럽히곤 했던 거리의 여자들, 돼지꼬리가 달린 아이들을 낳곤 했던 집안 여자들, 남자들의 죽음과 남은 삶에서 후회를 유발시키곤 했던 투계, 만지기만 해도 이십 년 동안의 전쟁을 유발시켰던 총포들, 환멸과 광기로 인도했던 엉뚱한 사업들, 그리고 모든 것, 그러니까,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와 더불어 창조되었지만 마귀가 타락시켰던 그 모든 것들이었다.
- P240

마침내, 모두에게 마꼰도를 버릴 것을, 이 세계와 인간의 마음에 대해 자신이 가르쳐주었던 것을 모두 잊을 것을, 호라티우스에게 똥을 싸버릴 것을, 그리고 어느 곳에 있든지 과거는 거짓이고, 추억은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고, 지난 봄은 다시 찾을 수 없고, 아무리 격정적이고 집요한 사랑도 어찌 되었든 잠시의 진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할 것을 권고하고 말았다. - P286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마지막 행에 도달하기 전에 자신이 그 방에서 절대로 나가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이미 이해했었는데, 그것은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가 양피지의 해독을 마친 순간 거울의 도시(또는 신기루들)는 바람에 의해 부서질 것이고, 인간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져버릴 것이고, 또 백년의 고독한 운명을 타고난 가문들은 이 지상에서 두번째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에 양피지들에 적혀 있는 모든 것은 영원한 과거로부터 영원한 미래까지 반복되지 않는다고 예견되어 있었기때문이다. - 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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