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강렬한 작품이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때 까지의 인생을 엿본 기분이 든다.






"현실을 다시 만들 수는 없어요." 낸시는 아버지에게 그 말을 돌려주었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 P13

그동안 그도 난공불락의 남자로 남아 있으려는 전투에서 계속 패배했다. 시간은 그의 몸을 붕괴를 막기 위해 고안된 인공장치들의 창고로 바꾸어놓았다. 이제 그 자신의 사망에 관한 생각에서 뇌관을 제거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도 부지런하고 교활해야 했다. - P24

피비는 법정에서 증언대에 선 원고, 마치 사드 후작을 고발하기라도 하듯 울분을 품은 채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 로부터 "그의 여자친구들의 긴 행렬에서 37번 이라고 일컬어졌는데, 사실 그녀는 미래를 너무 멀리 내다본 것이었으며 피비는 아직 2번에 불과했다.

(필립 로스 식의 유머 너무 재미있다.) - P41

아홉 살 때 그의 병실에 있던 다른 소년의 침대와 비슷했다. 지금까지 긴 세월 동안 그는 살아 있었고 그 소년은 죽은 상태였다 ㅡ 그런데 이제 그가 그 소년이 된 것이다. - P49

그러나 천재의 솜씨라고 부를 수 있는 대목은 이 사업체를 자기 이름이 아닌 에브리맨 보석상‘ 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 가게는 그가 일흔셋의 나이에 도매상에 재고를 팔고 은퇴할 때까지 그의 충실한 고객이 된 유니언 카운티 전역의 보통 사람 무리에게 그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에브리맨..보통 사람...) - P63

그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1센티미터씩 사라지는 것을 다 지켜보았다. 맨 끝까지 그 과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두번째 죽음 같았다. 그렇다고 첫번째 죽음보다 덜 끔찍하지도 않은 죽음. 그는 갑자기 밀려오는 감정에 실려 자신의 삶의 켜들을 뚫고 아래로, 저 아래로 내려갔다.

(죽음을 이렇게 슬프게 표현하다니...) - P67

"언제, 도대체 언제 끝을 내야 할까? 언제 가스를 켜고 머리를 오븐에 박아야 할까? 언제쯤 이만하면 됐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그렇게 십 년 동안 슬픔을 안고 살았습니다. 꼬박 십 년이 걸리더군요. 그래서 슬픔은 마침내 끝이 났는데, 이제 이놈의 병이 시작되더군요." - P74

그들 가운데 한 명이 전신 마취를 원하는지 아니면 국부 마취를 원하는지 물었다. 꼭 웨이터가 레드 와인을 원하는지 아니면 화이트 와인을 원하는지 묻는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ㅋㅋ) - P75

"하지만 현실을 다시 만드는 건 불가능해." 그는 작은 소리로 말하며 딸의 등을 쓰다듬고 머리카락을 어루만지고, 품 안의 그녀를 살며시 흔들었다. "그냥 오는 대로 받아들여, 버티고 서서 오는 대로 받아들여라. 다른 방법이 없어."

(그냥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 - P83

"그렇지 않아요. 선생님은 몰라요. 의존, 무력감, 고립, 두려움. . 그게 다 아주 무섭고 창피해요. 통증이 있으면 자신을 겁내게 돼요. 그 완전한 이질감이 정말 끔찍해요."

(통증의 끔찍함이란...) - P96

열흘 뒤 밀리선트는 수면제를 잔뜩 먹고 자살했다. - P97

이제 그 어떤 것도 그의 호기심에 불을 붙이지 못했고 그의 요구에 답을 해주지도 못했다. 그의 그림도, 그의 가족도, 그의 이웃도, 아침에 널을 깐 산책로에서 그의 옆에서 조깅하는 젊은 여자들을 빼면 아무것도, 맙소사, 그는 생각했다. 한때 나였던 남자! 나를 둘러쌌던 생활! 나의 것이었던 힘! 그때는 어디에서도 이질감은 느낄 수 없었다! 한때는 나도 완전한 인간이었는데,

(노년의 슬픔..이제는 더이상 아무것도 없다.) - P135

그녀는 전화하지 않았다. 산책을 나가서도 그녀를 다시 보지 못했다. 다른 널빤지 길을 따라 조깅을 하기로 한 것이 틀림없었다. 이로써 마지막으로 크게 한 방 터뜨려보겠다는 그의 갈망은 꺾여버린 것이다.

(나이가 들어도 필립 로스의 성욕은 줄어들지 않는다 ㅋ) - P140

노년은 전투가 아니다. 노년은 대학살이다. - P162

목적없는 낮과 불확실한 밤과 신체적 쇠약을 무력하게 견디는 일과 말기에 이른 슬픔과 아무것도 아닌 것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일, 결국 이렇게 되는 거야. 그는 생각했다. 이거야 미리 알 도리가 없는 거지.

(죽음을 기다리는 삶이란...) - P167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충만함을 버리고 그 무한한 무를 선택할 수 있을까? 나라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냥 차분하게 누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을까?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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