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뮈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의 자전적인 느낌이 많이 나는 작품이다. 이 책은 대단히 어렵지만 왠지 나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느낌이 든다.






자신이 정당하다는 자각, 옳다는 만족감, 자신을 존경할 수 있는 기쁨, 바로이런 것들이 우리를 똑바로 세워주고 또 전진할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원동력들이지요.
- P22

그런데 왜 항상 죽은 자들에게 더 공정하고 더 너그러운지 아십니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들에겐 지켜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우리를 자유롭게 내버려둡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칵테일을 마시고 예쁜 애인을 만나는 사이에, 요컨데 짬이 날 때 잠깐 경의를 표하면 그만입니다.
(이방인의 뫼르소가 떠오른다...)
- P35

누구에게나 대적할 수 없는 상대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지 않으면 모든 이유들이 서로 대립할 수 있고, 결국 끝이 나지 않을 테니까요.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면서도 무섭기도 하다.)
- P47

불가사의한 매력을 지닌 대사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어떤 것", "이유는 없어요, 매혹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 사랑에는 넌더리가 났으니까요..." 따위가 있었는데, 몹시 진부한 것들인데도 매번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이런 대사도 있었지요. ‘이것은 지금껏 다른 어떤 여자도 주지 못한 신비로운 행복이며, 아마도 아니, 확실히 오래가지는 않겠지만, 바로 그래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거이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까뮈의 작업멘트?)
- P61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내 약점이지요.
- P75

특히 친구들이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할 때, 이 말을 곧이곧대로믿지 마십시오. 이들은 단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좋은 평가를 당신이 보증해주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 P81

그래서 우리는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에게 속내를 털어놓는 경우가 극히 드물지요. 이들에게 말하느니 차라리 교제를 피해버릴 겁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와 비슷해서 우리와 같은 약점을 지닌 사람들에게 속을 털어놓게 됩니다. 결국 제 행실을 바로잡고 싶지도 않고, 더 나아지고 싶지도 않은 거지요. 그러자면 먼저 자기한테 결함이 있다는 판결을 수용해야 할 테니까요. 우리는 다만 동정받기를 원하고 자신의 길 안에서 격려받고 싶은 것뿐입니다.
(이런 날카로운 통찰력이란...)
- P82

당신은 중세 때 고난실이라 불리던  지하 감방을 모르겠군요. 대게의 경우, 한번 들어가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었지요. 여타의 감방들과 다른 점은 교묘한 크기에 있었습니다. 서 있을 수 있을만큼 높지도 않고 드러누울 수 있을 만큼 넓지도 않아, 엉거주춤 어색한 자세로 대각선으로 지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잠이 들면 전락이었고, 깨어 있을 때는 웅크린 자세였지요. 아주 단순한 것이지만 그야말로 천재적인 발상 아닙니까, 날마다 몸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확고부동한 구속에 의해, 이 수형자는 자신이 죄인이며, 무죄란 사지를 맘껏 펼 수 있는 데 있음을 체득하게 되는 것이었지요.
- P106

우리는 어느 누구의 결백도 단언할 수 없는 반면 모든 이들의 유죄성은 확실히 장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자신 외에 다른 모든 이들의 범죄를 증언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이것이 내 신념이자 바람이기도 합니다.
- P107

대도시에서 방황하는 고독한 인간이  어떤 것인지 아십니까...?
- P116

아무튼, 내 측근 중 하나는 인간을 세 부류로 나누었습니다. 첫째는 거짓말을 해야 하느니 차라리 숨길 만한 비밀을 갖지 않겠다는 부류, 둘째는 숨길 만한 비밀을 갖지 않느니 차라리 거짓말을 하겠다는 부류, 마지막으로 거짓말과 비밀을 둘 다 좋아하는 부류 이지요.
- P118

때로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보다 거짓을 말하는 사람의 속이 더 훤히 드러나 보일 때가 있지요. 진실이란 빛처럼 눈을 멀게 하지만 거짓은 아름다운 석양 같아서 각각의 물체를 돋보이게 해주거든요.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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