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강의 단편집~! 사강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 겠다. 사강의 문장은 너무 우울하다.

스티븐은 태어나서 처음 이름을 불린 듯한 착각에 잠시 빠졌다. 두 사람은 철저하게 쿨했다. 이 여름이 아마 유일할 거라는 걸 완벽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는 이미 체념했기 때문에 시니컬했고, 스티븐은 쾌락에 넋이 나가 감정이라곤 조금도 갖지 않았던 것이다.
(끝을 알고 있는 관계란...) - P94
"뭔가를 잊어버리려면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어."
그녀에게는 세가지 선택이 있었다. 시몽에게 전화를 걸어 데이트하기, 수면제 먹고 다음 날까지 잠자기, 책읽기... - P99
그녀에게 브루노에 대해 말해선 안되었다. 브루노는 그녀의 첫 남편이다. 유일한 남편이자 상처다. 그녀가 고의적이라 할 수 있게 잃었고, 잃어버렸다는 걸 아는게 견딜 수 없었던 사람이다. 이제 그는 멀리 있다. 그럼에도 그의 이름은 견디기가 힘들다.
(견디기가 힘든 이름이 있다.) - P116
‘당신을 많이 사랑해요‘와 ‘당신을 많이 사랑했어요‘ 그리고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 거에요‘와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려고요‘ 사이에는 서로 다른 사랑의 세계가 존재한다. 그 이해할 수 없는 사랑의 세계를 레티시아도 감정적으로나 문법적으로나 해결하기 힘들었다. - P153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 ‘어찌어찌해서 죽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평소처럼 ‘내가 당신을 떠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야‘ 또는 ‘저런 이유 때문에 이제 그만 만나야겠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었다. - P200
처음으로 감수성이라는 나약한 전선이나 허영이라는 강한 전선 뒤로 후퇴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의 죽음을 변명할 필요는 더더욱 없었다. - P200
아직은 건강한 상태였던 마르크는 마치 우연인 듯 망트 라졸리에 이르기 전에 플라타너스에 돌진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힘과 자기 자신에 대한 호의를 배풀었다.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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