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르 풀‘ 덤블은 세 줄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줄기 하나는 잘려나간 팔처럼 뜯겨 남은 곳이 튀어 나와 있었다. 다른 두 줄기에는 꽃이 피어 있었다. 한 때는 붉었겠지만 지금은 검은색이었다. 줄기 하나는 가운데가 부러져 그 끝에 매달린 꽃은 더러워진 채 아래로 축 늘어져 있고, 다른 하느나는 검은 흙이 묻어 더러웠지만 여전히 꼿꼿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마치 몸의 한 부분이 찢겨나가고, 내장이 터지고, 팔이 잘리고, 눈알이 뽑힌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주위의 모든 형체를 짓밟아버린 인간에게 굴하지 않는 듯 여전히 꼿꼿이 서 있었다.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