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너무 좋다. 이 책을 읽으니 옛날에 이책을 읽었던 시기의 기억이 난다. (사랑의 문법 단편 모음집이었지.)






여름밤 혼자 덩그러니 집에 앉아 기차를 타고 온 누군가가 마침내 방울을 울리며 현관에 도착하는 소리를 듣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아니?

(어떤 기분일까?) - P157

장미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나는 장미를 책상 안에 숨겼다. 저녁 무렵이 되자 예쁘고 붉은 장미는 시들어서 보라빛으로 변했다. - P170

물론 내가 당신에게 다시 반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않을 수가 없겠지만 나의 이러한 마음 때문에 난처해할 필요는 없어요. 당신을 향한 황홀란 마음은 사심이 없는 평온한 것이니까요. - P202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면 당신을 잊겠죠. 행복하지 않은 사랑은 없다는 당신의 말은 사실이에요. 아직 소녀티가 나던 당신이 노란 잠옷을 입은 채 나타났던 그날 아침이 당신을 사랑하게 된 첫번째 아침이에요." - P207

"정말 차가운 가을이 빨리도 왔구나!" - P210

"저기 봐, 가을이 되니 창문들이 아주 특별하게 빛나고 있어. 살아 있는 동안 오늘 저녁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 P212

"만약 내가 죽는다고 해도 곧바로 잊어버리지는 않을 거지?

"그런말 하지 말아요! 난 당신의 죽음을 견딜 수가 없을 거에요!"

"만에 하나 내가 죽는다면 저세상에서 널 기다리고 있을께. 넌 이세상에서 즐겁고 기쁘게 살다가 나에게 오면 돼."

나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 P214

한달 후 갈리치야에서 그는 전사했다.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그리고 그 후로 딱 3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마치 모든 것이 꿈만 같고, 이성으로나 가슴으로나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과거라고 불리는 것을 주의 깊게 생각해보고 곰곰이 돌이켜본다면 이 긴 세월 동안 많고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 P214

‘대체 내 삶에 무엇이 있었던 걸까?‘

‘오직 그 차가운 가을 저녁만이 있었을 뿐이야.‘

정말 그 저녁이 존재하긴 했던 걸까? 그렇다. 내 인생에 남아 있는 것은 오직 그날 뿐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쓸데없는 꿈에 불과하다. 그리고 나는 믿고 또 굳게 믿는다. 그곳 어딘가에서 바로 그날 저녁 때처럼 사랑과 젊음이 넘치는 모습으로 그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넌 이세상에서 기쁘게 살다가 나에게 오면 돼.‘ 나는 즐겁고 기쁘게 살았다. 그리고 지금 곧 그를 만나러 갈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차가운 가을>의 서정성이 최고인 것 같다.) - P218

나에게 그녀는 수수께끼 같고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우리의 관계는 뭔가 이상했다. 우리는 아직 완전히 가까워지지 못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나를 끝없이 압박하면서도 고통스러운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그녀와 함께 보내는 매 시간이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 P232

"내일이 바로 깨끗한 월요일(부활절 직전의 대재기간인 4순절의 첫 번째 월요일) 이잖아요." - P242

<예배당>

"아저씨는 왜 권총 자살을 했을까?"

"정말로 사랑에 빠졌대. 진짜 사랑에 빠지게 되면 항상 자살을 하는 거래."

(섬뜩하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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