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울적한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슬픔에 빠져 들었다. 그는 자신의 전 생애에 대해서,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활동에 대해서, 심지어는 자신의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느닷없이 새로운 생각이 그의 평온을 여지없이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홀로 고독하게 살아왔다는 것과,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며 그 역시, 지금까지 누군가를 사랑할 기회가 없었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속에 문득 떠올랐던 것이다. - P142
그때, 그의 바짝 마른 입술에 그녀의 뜨겁고 긴 입맞춤이 쏟아졌고, 그는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 같은 아픔에 휩싸였다. 그는 힘없이 신음소리를 내고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P166
그는 그녀의 말을 상기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에게 들려준 모든 이야기는 아직도 그위 귓가에서 마치 음악처럼 맴돌았고, 그의 가슴은 그런 회상을 할 때마다, 공허하고 힘겨운 타격을 받는 듯했다. 바로 이 순간에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의 머릿속에는 꿈속에서 보았던 모든 것이 퍼뜩 스쳐 갔다. - P191
눈물일랑은 언젠가 혼자 남겨졌을 때를 위해서, 아무도 없을 때를 위해서, 가장 암울한 날, 그리고 가장 고통스로운 때를 위해서 남겨 둬요...그래, 당신에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나요? - P195
내 말을 잘 들어요. 나에게 기끔을 주는 사람이여, 마음을 굳게 먹어요. 지금껏 나를 사랑한 것처럼 나를 사랑해선 안돼요, 그러면, 훨씬 나아질 거예요. 마음도 더 편해지고, 즐거워지고, 흉악한 자신의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을 거에요. 사랑하는 여동생이 생기는 거에요. - P196
그리고 언젠가 내가 또다시 험악한 암흑의 고통 속에 빠지게 되면, 나를 위로해 주세요. 내가 부끄러워하지 않고, 지금처럼 당신에게 올 수도 있고, 밤새 당신 곁에 이렇게 같이 앉아 있을 수도 있게 말이에요, 그렇게 해주실 거죠? 나에게 당신의 마음을 열어 주실 거죠? - P197
그녀의 이야기는 두서가 없었고 영혼의 고통이 깃들어 있는 듯했다. 그러나 오르디노프는 왜, 그녀의 삶이 자신의 삶으로 변했고, 그녀의 고통이 왜 자신의 고통으로 변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 P204
새것이 필요한 법이죠. 말하자면 한순간으로 모든 삶을 살 수는 없는 법이죠. 소녀적 마음이 아직 가슴속에 생생히 살아 있다 해도 따라 갈 수는 없죠.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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