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인상깊은 단편집~!!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그 그늘은 구출이라기보다 패배였다. 생각해보면 바다는 늘 감수해야 할 혹은 넘어가야 할 야생의 요소, 열망하는 혹은 증오하는 요소다.
비교당할 똑똑한 남자형제나 아름다운 자매가 없음에도 난 그늘에 있지 않도록 조심한다.
이 계절의 냉혹한 그늘 또는 자신 가족의 그늘을 피할 수 없다. 동시에 내겐 누군가의 친절한 그늘이 없다.

(가족의 그늘은 냉혹하면서도 친절할 수도 있다.) - P142

뒷모습만 보이고 있는 닮은꼴 여인은 나에게 말하는 듯 하다. 나는 나이면서 그렇지 않아요. 떠나지만 늘 이곳에 남아 있어요. 이 두 문장은 휙 부는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들고 나뭇잎을 떨게 하듯 잠시 내 우울한 마음을 어지럽힌다.

(분신? 나는 나이면서도 그렇지 않아요...) - P187

머물기보다는 나는 늘 도착하기를, 아니면 다시 들어가기를, 아니면 떠나기를 기다리며 언제나 움직인다. 쌓다가 푸는 발밑의 작은 여행 가방, 책 한권을 넣어둔 싸구려 손가방. 우리가 스쳐 지나지 않고 머물 어떤 곳이 있을까?

(떠돌아 다니면서도 머무를 곳을 찾는다는)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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