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반스의 <시대의 소음> 읽기 끝. 좋은 문장들이 많아서 좋았다.




러시아여, 소중한 어머니여
아무것도 무력으로 빼앗아가지 않는다네.
자진해서 내놓는 것만 취할 뿐이네.
당신 목에 칼을 들이대고서.

(이 책의 핵심 문장~! 소련은 역시 소련) - P105

예술은 모두의 것이면서 누구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모든 시대의 것이고 어느 시대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그것을 창조하고 향유하는 이들의 것이다. 예술은 귀족과 후원자의 것이 아니듯, 이제는 인민과 당의 것도 아니다. 예술은 시대의 소음 위로 들려오는 역사의 속삭임이다. 예술은 예술 자체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을 위해 존재한다. - P135

레닌은 음악이 기분을 처지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스탈린은 자기가 음악을 이해하고 감상할 줄 안다고 여겼다.
흐루쇼프는 음악을 경멸했다.
이 중 어느 것이 작곡가에게 최악일까?

(개인적은 생각은 스탈린. 무식하게 안다고 생각하는 놈이 제일 무섭다....) - P168

어쩌면 용기는 아름다움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여인도 나이를 먹는다. 그녀에게는 사라져버린 것만 보인다. 다른 이들 눈에는 남은 것만 보인다. 어떤 이들은 그에게 잘 버텨냈다고, 굴복하지 않았다고, 신경질적인 겉모습 아래 굳은 심지가 있었다고 축하했다. 그에게는 사라진 것만 보였다.

(이것도 이책의 핵심 문장이다.) - P171

그는 갑자기 몸에서 숨이 다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어째서, 왜 이렇게 될 줄 몰랐을까? 그 공포의 세월 내내 그는 적어도 당원이 되어서 자기 처지를 더 편하게 만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 이제 드디어 엄청난 공포가 끝나고 나니 그들은 그의 영혼을 요구했다.

(주인공의 의지도 마지막에는 결국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 P219

그러니까 그는 겁쟁이였다. 그래서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를 빙빙 돈다. 그래서 그는 남은 용기를 모두 자기 음악에, 비겁함은 자신의 삶에 쏟았다. 아니, 그건 너무...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다. - P227

그러나 겁쟁이가 되기도 쉽지 않았다. 겁쟁이가 되기 보다는 영웅이 되기가 훨씬 쉬웠다. 영웅이 되려면 잠시 용감해기지만 하면 되었다. 그러나 겁쟁이가 된다는 것은 평생토록 이어지게 될 길에 발을 들이는 것이었다. 한순간도 쉴 수가 없었다.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고, 머뭇거리고, 움츠러들고...... - P228

영혼은 셋 중 한가지 방식으로 파괴될 수 있다. 남들이 당신에게 한 짓으로, 남들이 당신으로 하여금 하게 만든 것으로, 당신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한 짓으로, 셋 중 어느 것이든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하다. - P239

그가 바랐던 것은 죽음이 그의 음악을 해방시켜주는 것, 그의 삶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를 것이고, 음악학자들이 논쟁을 계속한다 해도 그의 음악은 자기 힘으로 서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다면..여전히 들어줄 귀가 있다면...그의 음악은...그냥 음악이 될 것이다.

(이 책의 결론인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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