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고구마 백만개보다는, 완전 재미있다.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게 다가온다.

위스키 더블을 마시며 노르망디 해전과 북아프리카 전투를 추억하고 세련된 군대 속어의 잔재나 나불대는 그들은 결코 미래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제군들, 이제 퇴장하실 때가 됐소이다.
(지나간 영광에 언제까지 안주할 수는 없다.) - P36
자신이 성급했다고, 뭔가 중요한 것을 포기했다고, 사실은 자기 것이 아닌 뭔가를 줘버린 듯한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렸다.
(섣부른 사랑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 P75
그는 여동생들과 부모님들에게 충분히 다정스럽게 굴면서 터빌 히스의 집에서 떠날 날을 계속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는 이미 떠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마음은 그곳을 향해...) - P95
몸에 감정을 숨길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유감스러운지,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하고 달아오른 얼굴을 식혀 체면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몸의 감정이란 숨길 수 없지..) - P104
그는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늘 새롭게 굽이치는 파도나 물결과 같은 것임을 깨달아가고 있었고, 바로 지금 그런 상태를 경험하고 있었다. - P150
그는 작년의 이런 기억들을, 시골집 엽서들을, 라임나무 아래에서의 산책을, 옥스퍼드에서 지낸 여름을 불러냈다. 자신의 슬픔을 배가시키려거나 그것에 탐닉하려는 감상적인 욕망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 슬픔을 쫓아버리고 자신이 사랑에 빠져 있다는 느낌을 갖기 위해서였다.
(과거의 좋았던 기억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 P159
그녀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고,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는 방식대로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었고, 그녀 자신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그에게 숨겼다. 그녀는 정직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게 단정적으로 판단하면 안되는데...) - P162
사랑에 빠진 상태도, 사랑이 식은 상태도 아니었다. 그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였다. 단지 이 거대한 나무에 기댄 채, 어스름 속에서 그녀는 혼자 있고 싶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진정할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 P168
"난 당신을 사랑했어. 하지만 당신이 그 사랑을 너무 힘들게 만들었어"
그들은 그가 사용한 시제의 함의가 그들에게 전달될 때 까지 침묵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미심쩍어하며 말했다.
"날 사랑했다고?"
(절대 과거형으로 하면 안될 말) - P178
사랑과 인내가, 그가 이 두가지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만 했어도, 두 사람 모두를 마지막까지 도왔을 것이다.
(사랑과 인내 겨우 두가지였는데....) - P197
그녀가 이제 그를 잃을 거라는 확신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에게서 도망쳤을 때, 그때보다 더 그를 사랑한 적도, 아니 더 절망적으로 사랑한 적도 결코 없었다는 것을.
(마지막 그 순간 사랑을 잡지 못하고 평생 그리워한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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