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무것도 없어요‘
‘당연하지, 태어날 때 뭔가 가지고 나온 사람이 어디에 있나?‘
‘하지만 도중에 이런저런 걸 손에 넣지요‘
‘죽을 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네‘
- P37
눈을 뜬 이후 계속 온몸을 감싸던 행복감이 더욱 깊어졌다. 불행은 지혜를 낳지만 행복은 사고를 정지시킨다. 지금의 나는 바로 그런 상태에 있다. 인간의 이성을 따르는게 아니라 짐승처럼 본능이 앞서니까 어쩔 도리가 없다.
(왠지 공감이 되는 문장.) - P90
‘잊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에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없었던 것으로 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었지요. 서로 잊은 척하며 살면 되는겁니다‘
(잊지 못할 것도 있다. 잊는 것은 좋은 게 아니다.)
- P130
그렇게 생각하면 노후라는 우아한 우주선 안에서 나와 아내가몰래 숨겨 두었던 하루야의 추억을 넌지시 꺼내 본다 해도 그것은 서로의 감정을 다치게 하지 않는 아름다운 화석이 아닐까.
그렇다. 이제 생각해도 된다. 지금은 서로 그리움만 남아 있을 뿐, 슬픔도 아픔도 없을 테니까.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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