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읽었지만 여운이 정말 많이 남는다. 최근에 읽은 책중에 가장 좋았다. 별이 10개 만점이면 10개. 닐의 시점을 중심으로 읽었는데, 메리언의 시점으로도 다시 읽어야겠다. 아름다운 포레스터 영지가 그려지고, 부인의 평범하지만 굴곡진 인생에 마음이 아팠고, 오랜 시간 후의 닐의 감정변화에 공감이 갔다. 마지막은 해피 앤딩이라 하고 싶다.

창틀로 몸을 기울였다가 일으킨 그 짧은 사이에 그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하나를 잃었다. 이슬이 미처 마르기도 전에 아침이 망가졌다.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모든 아침도 망가졌다고ㅈ그는 씁쓸하게 되뇌었다. 그의 삶에서 꽃처럼 피어 있던 존경심과 충성심이 끝장난 날이었다. 다시는 되찾을 수 없었다. 아침에만 느낄 수 있는 꽃의 신선함처럼 영영 사라졌다. - P102

안타깝게도 그건 아름다운 꿈일 뿐이에요. 그래도 우리 계속 꿈을 꾸기로 해요. - P113

내가 없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건 참 기쁜 일이에요. - P114

그의 가슴을 싸늘하게 식히는 그 의혹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을까? 그날 아침 그가 장미꽃을 내던진 그 진흙탕 속에? - P117

예의를 중시하고 의리에 목숨을 걸던 이들은 공격에는 강했지만 방어에는 약했고, 정복은 할 수 있되 정복한 땅을 지키지는 못했다. 그들이 일구어낸 드넓은 영토의 운명은 이제 평생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았으며 아무런 위험도 감수하지 않은 이들의 손에 달려 있었다. - P125

자기가 아직 젊게 느낀다는 등 이야기를 여자들이 할 때는 그들 안에서 무언가 부서졌다는 뜻이 아니었나? - P146

그는 그녀가 불같이 화를 내리라 예상하며 각오했었다. 그러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그녀의 가장 매력적인 목소리였다. 장난스러우면서 다정하고 친근한 그 목소리는 다소 의례적인 말도 따뜻하게 감싸고 진부한 표현조차 오팔처럼 다채롭게 빛나게 하는 유쾌한 열정으느 듣는이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 P154

인생의 평화로운 끝자락에 다다른 대령과 시간을 보낼수록 닐은 대령이 포레스터 부인을 어쩌면 그녀 자신보다 더 잘 이해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를 알기에 대령은 그녀를 아꼈다. - P165

마치 무언가를 털어 버리려는 양 손끝으로 이마를 쓸어내렸다. 그녀가 털어 내려는 것이 과거일까 혹은 현재일까. 과연 누가 알 수 있을까? - P191

닐이 모멸감을 느끼지 않고 그녀를 다시 생각할 수 있기 까지 몇년이 걸렸다. 하지만 결국에, 그녀가 그의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차 모르게 되었을 때, 그녀가 돌아왔다. 환히 빛나는 아련한 기억으로. - P196

그러나 그녀에게는 언제나 자기 자신보다 훨씬 사랑스러운 것들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었다. 한 송이 꽃의 향기가 달콤한 봄을 연상시키듯. - P19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