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행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태동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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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白夜行’과 ‘幻夜’를 번갈아 가며 읽었다. 저자는 환야가 백야행의 속편이 아니라고 하는데 번역자는 그냥 애교로 봐달라고 한다. 속편이든 아니든 그것이 문제되겠는가. 모든 일을 잊게 하듯이 재미있고 단숨에 집중하게 하는데. 그런데 이 두   작품의 얼개는 누가 봐도 비슷하다. 백야행의 료지와 유키오는 환야의  마샤아와 신카이 미후유와 대응된다. 사사가키 형사가 끈질긴 가토 형사와 비슷하듯이. 또한 두 소설의 제목이 ‘밤야’자가 들어간 것도 번역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내용과 부합되는 면이 있다.

‘백야행’은 ‘하얀 어둠 속을 걷는다.’라는 뜻이다. 하얀 어둠은 역설이다. 어둠을 더욱 강조한 것이다. 밝은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더욱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로 생각된다.

아무튼 이 소설은 호흡이 긴 소설이다. 무려 20여 년의 주인공들의 행적을 관찰한 대하 서사 소설이다. 그러나 이 책의 두께는 미야베 여사의 모방범 1권 정도의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과감한 생략으로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전개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용 전반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요소요소에 작가가 툭 던져놓는 몇 문장이 서로를 이끄는 끈이 되어 신기하게 연결 된다. 허나 처음에는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여 자못 지루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 소설의 시작은 전당포 주인이 폐허의 건물에서 의문의 살해되어 발견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는 이 책이 이 피해자를 중심으로 수사하여 범인을 잡는 내용인줄 알았다.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이 책이 추리 소설이라기보다 스릴러에 가깝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초반에 여러 용의자가 등장한다.  그런데 용의자 중 하나인 살해자의 정부로 의심되는 여인이 자살한다. 범인을 오리무중이고, 소설은 과부로 살아가다 자살한 여인의 딸 유키호, 또 살해당한 전당포 남자의 아들 료지의 고교 시절로 뛰어 넘는다.

이 두 남녀의 삶에 살인과 불길한 일이 끈임 없이 일어난다. 우연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누구에 의한 모함일 수도 있을 수 있다. 장면마다 이 두 사람을 위한  토막 난 이야기가 계속된다. 그래도 이 두 남녀에 작가는 계속 시선을 놓지 않는 것 같다.  어느 사건 하나 뚜렷이 해결 안 되면서 안 좋은 일은 계속 된다.  2편에서는 속 시원히 의문을 풀어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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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야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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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천의 얼굴을 가진 여자 ‘미사야  미후유’는 누구인가? 마사야를 자기 수하에 넣어 종처럼 부리
는 여자. 자기 앞길의 장애물은 과감히 제거해 버리는 단호함, 그것이 살인일지라도 망설이지 않는 여자.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는 어떤 짓이라도 하고 누구든 이용하는 냉철한 머리와 잔인성을 함께 가진 여자. 빼어난 미모로 자기 욕심을 위해서는 어떤 남자에게도 몸을 허락하는 요부의 여자.

그녀의 욕망은 끝은 어디인지 알지 못하는 여자. 부를 위함인가, 아니면 명예욕 때문인가. 현재까지는 도대체 짐작할 수가 없다. 가토 형사의 말을 빌면 “ 당신도 태어났을 때부터 그렇지는 않았을 거야. 뭔가가 당신을 그렇게 만들었어. 그건 어렸을 때 입은 상처가 사람을 조종하고 있다는 트라우마일지도 모르지.”(351쪽). 정말 트라우마로 인해서 그렇게 냉혹하고 잔인해진 것일까?  아니면 뒤에 그녀를 조종하는 그 어떤 무엇이 존재하는 것인가?

마사야는 자기가 속을 줄 알고 미사야 미후유와 대결하려 한다. 미사야 미후유의 행적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알고, 그녀에게 물으려 한다.  도대체 너는 누구인가? 너는 왜 내 영혼을 죽였는가?

미후유는 마사야에게 “우리들에게 환한 낮은 없다. 언제나 밤이다. 그 밤을 살아가고자 어쩔 수
없다. ”라고 꼬드겨 자기의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앞으로도 미후유와 미사야의 관계는 이런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될 것인가? 마사야는 미후유의 야망을 위해서 계속 이용당하고 농락당할 것인가?

미증유의 재해(지진)의 혼란 속에서 싹텄던 음모와 살인은 계속 될 것인가? 3권이 기대된다. 그런데 잘 모르지만, 마사야는 미후유의 몸 안에 사정하는 것이 완전한 사랑의 쟁취로 여기는데 그것이 임신으로 이어져서 그런가. 의문이 간다. 이 소설에서 그런 표현이 몇 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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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집
기시 유스케 지음 / 창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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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은 인간이 만들은 놓은 수많은 사회 정책 중 하나이다. 인간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향상을 위해 만들어낸 사회복지를 위한 좋은 정책인 것이다. 인간을 위한 이런 정책 제도가 서로의 욕망 때문에 협박을 하고, 살인을 계획하게 한다. 반대로 보험 회사는 한 푼이라도 덜 주려고 비겁하기 까지 한 별의별 방법을 다 쓴다. 이 소설은 전자의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도 보험금 타래내려는 위장 교통사고가 많듯이, 보험금으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자들이 현재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보험 회사에서 보험금 지급 업무를 맡은 신지라는 젊은이가 주인공이다. 그의 일상사는 누군가 죽은 기록에 도장을 찍고, 보상을 하는 업무이다. 그는 자기의 업무에 회의를 느끼지만 일본인 특유의 기질인 집단에, 즉 쇼와 생명보험 회사에 충실 한다.

우연히 한 고객과 상담을 하게 되고, 신지의 인간적인 측면이 약점이 되어 그 고객이 집에서 그의 아들인 고모다 가즈야의 죽음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그는 고모다 시게노리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계속 그를 의심하고 증오한다. 그런데 신지는 자기 형이 집단 따돌림으로 죽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 하지 못한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정신적 핸디캡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심약한 신지는 알코올 중독자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을 학대하고 괴로워한다. 과감하게 대처를 못한다. 물론 이런 이유로 고모다는  신지를 타깃으로 정한 것이다.

이 책은 중반부까지 보험 업무에 대한 사례가 많이 나온다. 여러 나라의 다양한 유형의 보험사기범의 범죄를 소상히 밝히고 있다. 마치 보험회사에 교육받을 때 사용하는 책자처럼 보여, 지루하고 집중이 안 되게 된다. 물론 이 글에 등장하는 보험살인자들의 행위에 필연성을 부여하기 위한 사전 장치이고 정보 제공이다. 그러나 후반부에 가면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기가 두려워진다. 신지와 같이 호흡하고 안타까워하며 악의 무리에 저주를 보내게 된다.

이 검은 집에 대한 묘사는 뛰어나다. 금방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무시무시하다. 이 집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사이코파스의 광란의 행위를 예견하고 있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돈을 위해서는 인간의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하찮게 여기는 것이다. 추리 소설로 알고 읽었는데 오히려 공포가 이 소설 전편을 지배한다. 뒤늦게  이 책 소개를 보니, 일본 호러 대상 수상작이라 되어 있었다. 수상작에 걸 맞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는 좀 그렇지만 점점 공포에 자신을 맡겨보실 분은 이 책을 권한다. 뛰어난 묘사와 요소요소에 적당히 깔아 놓은 여러 장치는 더욱 독자를 사로잡을 것이다.
스티븐 킹의 섬직한 공포와 괴기스러움이 이 책에 있다.

그런데 신지의 여자 친구 메구미는 검은 집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그래도 범인을 증오하지 않고, 사람의 마음은 선하 것이니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또한  메구미 부모가 정략 결혼으로 본인을 낳아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키운 것하고 인간의 성선설을 확신하는 것하고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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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3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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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권은 제방의 둑이 터져 물이 쏟아져 내리듯이, 중국에 몰아닥친 개혁개방의 문제를 다룬다. 몇 백 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져야 할 개방이 단지 삼사십 년에 이루어졌으니 그 부작용은 명약관화하다.  3권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을 정신적 기반과 별다른 저항 없이 단 기간 내에 받아들인 자본주의 폐해를 과장해서 표현한다. 즉‘전국 처녀막 올림픽 개최’같은 황당한 설정은 급속한 물질문명 숭배에 대한 야유로 받아들여진다.      


상무식한 이강두는 놀랍게도 경제 쪽으로 발전한 두뇌와 깡다구로 떼돈을 번다. 그래서 그는 ‘개혁개방에 감사한다.’고 설레발을 친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너무나 유명 인사라 ‘류진’이라는 지명을 외지인들이 “여기가 이광두진(鎭)입니까?”라고 묻는다는 표현이다. 위화식 재치이다.

이 소설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도 종종 나온다. 사기꾼 주유가 시간만 나면 한국 연속극을 보는 장면은 그렇다 치고, 송강의 가슴 확대 수술에 대한 것은 판단을 못하겠다. 그것은 병원에 가서 오직 한국식 확대 수술만 고집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언급한 ‘한국식 보정물 삽입 확대 수술’ 등은 단순히 우리나라 의학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전한 것으로 보아야 하나?

 결론적으로 위화의 작품 중 <허삼관 매혈기> 가 가장 문학성이 뛰어나다고 생각난다. 소재 자체가 특이하며, 고 연령층에게는 가난 시절에 대한 복기의 역할을 하여 동질성을 같게 하고, 젊은 사람에게는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형제>를 꼽을 수 있는데, 영화에 있어서 속편이 전편을 따라잡지 못하듯이 1권이 가장 낮고 그 다음은 순서대로다.

이 책의 후기의 작가 말에 의하면, “원래 십만여 자 분량의 소설을 구상했으나 서술이 나의 글쓰기를 장악하여 그 편폭이 오십만 자가 넘게 되었다.”라고 했다. 그냥 처음대로 십만여 자 분량이 더 좋았을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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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2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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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권에서도 이강두와 송강의 배다른 형제의 활약은 계속된다. 이강두의 임홍에 대한 엽기적인 청혼과 실패, 그리고 송강과 연적이 된다.  성실하며 순수해 보이는, 문학적인 송강을 임홍이 선택한다. 그러면서 행복한 송강, 사업에 눈을 돌리는 무식한 놈 이강두, 과연 누가 최후의 승리자가 될까? 임홍 엉덩이 가지고 사람들 속여 삼선탕면 얻어먹듯이 장사 수완을 이강두가 발휘할 것인가?  또한 송강과 임홍은 사랑으로 백년해로 할까?

 마치 채만식의 풍자 소설을 능가할 것 같은 판소리 풍의 문체가 우리를 해학으로 안내한다. 마치 코미디를 보듯이 배꼽을 잡게 하고 때로는 황당해서 눈물이 나오게 할 정도 웃긴다.

위화의 필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폭포수 같이 쏟아지는 말의 홍수는, 그의 말처럼 등장인물과 같이 이 소설 속에서 동고동락하며 같이 웃기는 것 같다.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듯이 글의 흐름에 빠져들어 간다.

 위화의 이 소설은 정말 말 그대로 술술 읽힌다. 막힘없이 판소리 체 형식으로 이어지는 문구는 거침이 없다. 즉 읽기 쉬운 소설이다.  여간 시간을 활용하여 별로 집중하지 않아도 가능하다고 본다.  간혹 억지가 보이고 터무니없는 과장이 보여도 재미 한 가지는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다만 중언부언이 지나치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이 작품은 이문구의 소설처럼 반어와 풍자, 희화화의 표현이 많다. 그런데 이문구 소설처럼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사투리나 배배 꼬임이 없어 그냥 책장이 넘어간다.  3권도 빨리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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