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형제 3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3권은 제방의 둑이 터져 물이 쏟아져 내리듯이, 중국에 몰아닥친 개혁개방의 문제를 다룬다. 몇 백 년에 걸쳐 서서히 이루어져야 할 개방이 단지 삼사십 년에 이루어졌으니 그 부작용은 명약관화하다. 3권의 내용 중, 많은 부분을 정신적 기반과 별다른 저항 없이 단 기간 내에 받아들인 자본주의 폐해를 과장해서 표현한다. 즉‘전국 처녀막 올림픽 개최’같은 황당한 설정은 급속한 물질문명 숭배에 대한 야유로 받아들여진다.
상무식한 이강두는 놀랍게도 경제 쪽으로 발전한 두뇌와 깡다구로 떼돈을 번다. 그래서 그는 ‘개혁개방에 감사한다.’고 설레발을 친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너무나 유명 인사라 ‘류진’이라는 지명을 외지인들이 “여기가 이광두진(鎭)입니까?”라고 묻는다는 표현이다. 위화식 재치이다.
이 소설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도 종종 나온다. 사기꾼 주유가 시간만 나면 한국 연속극을 보는 장면은 그렇다 치고, 송강의 가슴 확대 수술에 대한 것은 판단을 못하겠다. 그것은 병원에 가서 오직 한국식 확대 수술만 고집하는 장면이다. 여기서 언급한 ‘한국식 보정물 삽입 확대 수술’ 등은 단순히 우리나라 의학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전한 것으로 보아야 하나?
결론적으로 위화의 작품 중 <허삼관 매혈기> 가 가장 문학성이 뛰어나다고 생각난다. 소재 자체가 특이하며, 고 연령층에게는 가난 시절에 대한 복기의 역할을 하여 동질성을 같게 하고, 젊은 사람에게는 페이소스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형제>를 꼽을 수 있는데, 영화에 있어서 속편이 전편을 따라잡지 못하듯이 1권이 가장 낮고 그 다음은 순서대로다.
이 책의 후기의 작가 말에 의하면, “원래 십만여 자 분량의 소설을 구상했으나 서술이 나의 글쓰기를 장악하여 그 편폭이 오십만 자가 넘게 되었다.”라고 했다. 그냥 처음대로 십만여 자 분량이 더 좋았을 거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