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교통사고로 뇌에 장애가 생겨 기억이 멈추어 버리고, 기억이 80분밖에 가지 않는 수학 박사, 그를 돌보러 그녀가 파출부로 박사의 집에 들어가 따뜻한 휴머니즘을 만들어 간다. 그녀의 아들도 수학 기호 루트로 불리어지고 야구를 통해 박사의 기억을 되살리고 서로 교감을 나누어 간다.


   수학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나에게도 숫자에 대해 다시 애정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지하고 공감이 간다. “ 증명에 아름답고 아름답지 않고가 있나요?” “ 진짜 증명은 한 치의 빈틈도 없는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서로 모순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고 있지. 틀리지는 않아도 너저분하고 짜증나는 증명도 얼마든지 있어. 알겠나? 왜 별이 아름다운지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는 것처럼. 수학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도 곤란한 일이지만 말이야.” 박사는 모든 것을 숫자를 통해 교감하고 소통한다. 그리고 수학적으로 귀결짓는다. 그녀의 아들을 보고 “너는 루트다. 어떤 숫자든 꺼려하지 않고 자기 안에 보듬는 실로 관대한 기호, 루트야.” 라 하며 루트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제일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놀이를 같이 할 수가 없었다.” “친구가 아팠나 보죠?” “ 그 반대였다. 아프기는커녕 크고 강해서 끔쩍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가 사는 장소가 머릿속이라서 말이야. 머릿속에서나 놀 수 있었지. 그 곳에만 너무 에너지를 쏟아서, 뼈까지 가지 않은 모양이다.” “아 알았다. 그 친구가 바로 숫자로군요. 엄마가 박사님은 굉장한 수학 선생님이라고 그랬거든요.” 박사와 루트와의 대화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어느 세계적 수학자가 어떤 수식을 몇 년에 걸쳐 풀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는데, 학문 세계에 대한 집중력이 상상한 것 이상이다.


  “어떤 식에든, 어떤 숫자에든 의미가 있으니까 함부로 다루면 가없지 않니.” “문제에는 리듬이 있으니까, 음악하고 똑같아. 소리 내어 읽으면서 그 리듬을 타면 문제 전체를 바라볼 수 있고, 함정이 숨어있을 만한 곳도 발견할 수 있거든.” 이 글을 읽으면서 수학 정석을 꺼내놓고 막 풀어보고 싶고 나도 처음으로 수식을 사랑하고 보듬고 며칠을 수에 대하서 생각하고 대 수학자와 이야기 하고 싶어 진다.


  파출부로 아들과 함께 박사와 따뜻한 인간애를 나누고, 숫자로 인간적 교류를 하면서 지내다 박사가 시설로 들어가고, 그녀의 아들은 수학 교사가 되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맺는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이 가는 것은

1) 박사의 기억이 80분 정확하게 1시간 20분까지 밖에 가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녀의 아들 루트가 학교에 다녀와서 라디오 문제를 이야기 하는 부분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  약간 엉성하게 연결된 점이 보인다.


2) 박사의 루트에 대한 생각이 끔직한데 어떤 이유에서 인지 이 작품에서는 나타 나지 않는다. 즉 루트를 굶겨서는 안 된다고 걱정하는 하는 것이나, 루트가 아팠을 때 박사가 초인간적(박사의 몸 상태에서) 힘을 발휘해서 루트를 업고 병원으로 뛰어가는 것 등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순수하게 아이를 좋아하는지 박사의 유년기에 문제가 있었던지.

   아무튼 재미있고 쉽게 읽혀지며 해설에서 말했듯이 ‘재미와 무게’를 충족시키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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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in 2007-05-28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 의문이요... "그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줘야만 한다" 그런 생각 아니였을까요? 저는...이유가 없어서, 그저 어린아이이기 때문에 보호해줘야 하고, 아껴줘야 한단 박사의 생각에 공감을 느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