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 장정일의 독서일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1
장정일 지음 / 마티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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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일을 나는 아주 좋아한다.   한 때는 그의 책이 나왔다면 다른 볼 일도 없이 시내까지 일부러 나아가 사오곤 했었다.   왜 그렇게 장정일의 애독자가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가 쓴 책도 책이지만 아마도 그의 아우라 또는 이미지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다.  중졸 출신, 결혼해서 아이는 낳지 않는 것, 청소년 시절의 3가지가지고 싶었던 것(확실하지는 않지만 ‘세계문학 전집, 턴테이블, 타자기’가 아닐 까?),   작가들과 중국 만리장성 여행 중 일행과 떨어져 혼자서 호텔 방에서 책을 읽은 것,   시인 부인을 둔 것,    고집 세어 보이는 눈매,  대구 가는 열차에서 책읽기,   그가 낸 책이 영화화 된 것,    ‘거짓말’ 같은 야한 영화를 만들게 한 것,   문학을 재단하는 몰상식한 재판에서 떳떳했던 것,   마음에 안 들면 가차 없이 까는 것,   돈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순수함,    다독하며 독서일기를 쓰는 것,   희곡, 소설, 연극 등 전 장르를 넘나든다는 것,  솔직한 것 등,   대충 추려보면 이런 정도가 아닌가 싶다. 

  ≪독서일기7≫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이 양반 요즘 책 안 읽고 있나?’하고 궁금해 하고 있었다.    물론 ≪공부≫라는 책이 나왔지만 말이다.    그런데 다른 제목을 달고 나와서 한 동안 몰랐음을 알았다.   “≪독서일기≫라는  제목을 유지하는 것이 독자들과 암묵적인 약속이지만, 목표한 것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좀 더 가까이 독자와 만날 계획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10p)

  아무튼 남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지만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 만하다.  하물며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남의 독서 형태를 짬짬이  확인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장정일의 말마따나 “베스트셀러 같은 유행에 휘들리게 되다”(15p) 않기 위해서는 고수들이 읽은 책의 목록을 엿보고 따라 읽기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여기 소개된 책 중에서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책 위주로 정리해 보겠다.    그리고 꼭 읽으려는 결심을 해 본다.

1. 88만원 세대 / 우석훈‧ 박권일/레디앙/2007 
  이 책은 아직 절반 밖에 읽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살인적인 성적 충동을 참아가며,  노르웨이의 7분의 1수준인 알바비로,  유럽보다 몇 배 비싼 대학등록금을 벌려고 이 추위에 개떼처럼 떨고 있을 그들이 눈물겹다.   대기업, 정권, 정치, 기득권 정말 죽이고 싶고 끌어내리고 싶다.(장정일이 아닌 나의 견해)

2.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 사회평론/ 2010
 얼마 전 생전의 아버지로 얼마 안 되는 땅을 증여받게 되었다. 시골 깡촌의 땅이라 공지시가가 얼마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삼 천 만원이 넘게 되었다.  직계에게 물려받는 종산에 해당되는 땅도 이 액수가 넘으면 무조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갑남을녀는 법이 무서워 세금 낼 것 다 내는 형편인데, 대기업은 어떠한가.  주식으로 주고, 이런 저런 방법을 좋게 말하면 절세, 나쁘게 말하면 탈세를 하고 있다고 본다.  과연 삼성은 이재용에게 증여하면서 세금을 다 냈을까.   법조계도 폭탄주와 돈으로 삶아대는 삼성이 과연 그랬을까.  하기야 삼성 욕하면, ‘반골’에 ‘빨갱이’ ,요즈음은 ‘종북주의자’라고 욕하는 무지몽매한 국민이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3. 제국의 미래/ 에이미추아/ 바아북/2009 
 몇 번 읽으려다 중단한 책이다. 내용이 흥미가 없거나 해서가 아니라, 이 책은 너무 두껍다. 장정일도 읽었으니,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지.

4. 근대문학의 종언/ 가라타니고진/ 도서출판b / 20006
저자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너무 고질게 어렵지 않은가?

5. 고민하는 힘 / 김상중/ 시계잘/ 2009
한 번 읽었는데, 리뷰를 쓰지 않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강상중은 일본에 귀화하지 않고 동경대하교 교수가 된 최초의 재일 한국인이다. ≪고민하는 힘≫은 학창시절 재일 한국인으로서 겪었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쉰일곱 살이 된 지금 ‘어떻게 늙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진지하게 고민했던 아홉 가지 주제를 토로한다."

6.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다니엘 에버렛/ 꾸리에 / 2009
 문명 세계를 향한 도전. 아마존에서 30년 생활을 마친 뒤, 지은이는 신앙을 버리고 무신론자가 됐다.
 

7. 그림과 눈물/ 제임스 엘킨스/ 아트북스/2007
“ 제목만 보고서는 가치를 알 수 없는 책이 있다. ‘그림 앞에서 울어본 행복한 사람들 이야기’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그림과 눈물》이 그런 경우다. 매달 쏟아져 나오는 다종다양한 미술 관계 서적 가운데 고작 ‘눈물’로 all술 애호가나 독자의 눈길을 끌어 보겠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역시 책은 읽어봐야 안다. 이 책 참 재미있다.”(72p)

8. 움 베르토 에코와 축구/ 피터 페리클레스 트리포나스 / 이제이 북스 /2003
“에코는 스포츠를 부인하진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만약 당신 주위에 섹스는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하는 섹스를 구경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 씩 암스테르담(사창가)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정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런 사람을 ‘관음증’ 환자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체를 사용한 ‘놀이’(운동)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스포츠 관람에만 넋을 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똑같이 환자다.” 아주 마음에 드는 글귀다. 자신의 몸을 움직이지는 않으면서 남의 경기는 광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예시가 것이기 해서 그렇지 아주 마음에 드는 말이다.

9. 아버지를 찾습니다/ 왕원싱/ 강/ 1999
“우리가 아버지를 올바르게 지각하는 때는 언제인가? 거인과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은 점차 왜소해지고 권위는 허물어지며, 아버지의 모든 행동거지는 혐오의 대상이 된다.”(87p)

10.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민음사/ 2005
창녀/ 낼리 아르캉/ 문학동네/ 2005
모두가 창녀다/ 에르난 미고야/ 북스페인/ 2007
마르케스는 비행기에서 7시간 동안이나 자는 미녀를 관찬하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바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잠자는 미녀의 집》을 읽고 힌트를 얻음.

11. 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고려원미디어/ 1992
  “≪유니스 비밀≫이란 소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레이체 에드워드와 키스 리더의 ≪잔혹과 매혹≫을 보고서였는데, 내가 ≪잔혹과 매혹≫을 읽게 된 것은, 장 주네의 ≪하녀들≫에 대한 입문적인 해설을 쓰기 위해서였다.”(106p)

12. 재퍼스 존스가 문제다/ 그레이그 실비/ 양철북/ 2010
 아주 오래 전에 아주 벅차게 읽었던≪앵무세 죽이기≫와 같이 소개되어 있다. “어린 소녀의 의혹에 쌓인 죽음이ㅣ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111p)

13. 직접행동/ 에이프릴 카터 / 교양인 / 2007
“정당 정치와 선거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대신, 직접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118p)

14. 부르주아 전/ 피터 게이/ 서해문집/2005
    꿈의 노벨레 / 아르투르슈니츨러 / 문학과 지성사/ 1997 
“≪부르주아 전≫은 슈니츨러의 삶을 통해 흔히 ‘빅토리아 인’이라고 불리는 19세기 중간계급에 대한 연구서이다. 슈니츨러의 ≪꿈의 노벨레≫를 다시 읽었다. 우리에겐 소설보다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아이즈 와이드 셧≫(1999)의 원작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에 대해서는, 원고지 10 매의 독후감이 내 ≪독서일기≫5권에 실려 있지만, 이번에 다시 읽은 소감은 매우 다르다.” 장정일도 리뷰를 쓴 책도 다시 읽고 또 리뷰를 쓰는 구나.

15. 신뢰와 배신의 심리학/ 데니스 라이니/ 시그마프레스/ 2001
데니스와 미쉘레 부부가 함께 쓴 ≪신뢰와 배신의 심리학≫은 기업과 조직 내부의 신뢰와 배신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집필된 일종의 실용서.
≪배신 -21세기를 사는 지혜≫(한겨레 출판, 2008)

16. 박정희의 사상과 행동/ 최영/ 민음사/ 1995
박정희의 사상과 행동을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저자가 동원한 방법론은 세 가지다. 심리분석, 한․간의 비교 문화론, 박정희의 정책 사례 연구.

17. 장미와 시날코/ 김진송/ 푸른역사/ 2006
제1공화국의 ‘넘버 투’이기붕 사저에 한 해 동안 드나들었던 사람과, 그들이 들고 온 선물을 꼼꼼히 치부해 둔 문서였다.

18.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 마크 슈미트/ 인간희극/ 2008
호주에서 태어나, 청주와 진주의 대학과 학원에서 일하던 저자는 독일과 일본 등을 옮겨 다니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자신이 바라는 바의 글을 썼다.

19. 지구 끝의 사람들/ 열린책들/ 2003
세풀베다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패배자들이다.

20. 폭주노인/ 후지와라토모미/ 좋은책 만들기 / 2008
편의점 매장에서 오랜 책을 읽고 있다가 점원에게 주의를 받은 70세 노인은 전기톱을 들고와 “자 잘라 죽여버릴 거야!”라고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21. 뉴라이트 비판 / 김기협/ 돌베게/ 2009
“앞서 말한 것처럼 뉴라이트에 대한 나의 비판은 뉴라이트 정정책이 아니라‘역사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2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징 지글러/ 갈라파고스/ 2007
    탐욕의 시대 / 장 지글러 / 길리파고스/ 2008
‘기술과 생산력의 발달은 유전자 변형 식품 없이도 120억 인구를 거뜬히 먹여 살릴 정도로 발달했지만(현재 인구는 65억 정도), 어째서 8억 이상의 남반구 인구가 만성적인 기아에 허덕이는 것일까?’

23. 잭 런던/ 토마스 아이크/ 한울/ 1992
    강철군화 / 잭 런던/ 궁리/ 209
    러일전쟁, 제물포의 영웅들 / 가스통 르루/ 작가들/ 2006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 / 잭 런던/ 한울/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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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더숲 2011-11-0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_^ 도서출판 더숲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종이책 읽기를 권함> 이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4418315&orderClick=LAG 관심 있게 한 번 살펴봐주세요 :^) 혹시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