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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 상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평점 :
가 직접 읽어보거나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서 많이 소개된,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을 처음으로 대하게 되었다. 프로필을 보니, 아사다 지로도 특이한 성장 과정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특히 야쿠자 세계에 빠져들었다가 유턴에서 작가로, 그것도 인기 작가로 부상한 것은, 송곳은 호주머니에 넣어도 빠져 나온다는 옛 사람의 말을 실감나게 한다. 즉 능력이 있으면 아무리 어려운 환경에서도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예술 분야에서는 선천적 재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공감해 본다.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카와 이에야스』,동서 출판사에서는 『야망』의 제목으로 출판된 대하소설을, 몇 년 전에 여러 번 읽었었다. 국판, 300페이지, 솔 출판사 32권과, 국판 600페이지, 동서 출판사, 12권을, 분량이 만만치 않은 긴 소설을 아주 흥미 있게 읽었다. 많은 분량의 대하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지 않은데 야마오타 소하치의 역사 소설은 어느 소설보다도 흡입력이 있었다. 왜 이런 말을 하느냐 하면 『칼에 지다』를 읽으면서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일천한 나의 일본 역사지식에, 그래도 대충 일본 역사의 얼개라도 이해가 된 것은 다 이 책 덕분이다.
명예를 위하여 죽기를 밥 먹듯이 하는 사무라이의 세계에서, ‘의(義)’와 ‘생존’의 기로에 선 무사 오시무라 간이치. 막부에 고용되어 일한 신센구미의 무사 집단과 메이지 유신의 주체세력과의 대결 속에서 오시무라 간이치는 어떤 것을 택할 것인가. 가족의 생존을 위하여 원적지를 이탈하여 일하다가, 마침내 전투에 참여 했다가 부상으로 피신, 결국 할복자살을 강요당했던 오시무라 간이치. 이 기막힌 사연을, 아사다 지로는 그 당시의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취재 형식을 빌려서 그려나가고 있다.
이 작품은 회고담을 통하여, 살벌했던 한 무사의 삶을 엮어내고 있지만, 어쩐지 슬프고 따듯한 인간애를 느끼게 한다. 작지만 소중한 것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담보하는 훈훈한 이야기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