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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이 나를 망친다
린다 새퍼딘 지음, 최세민 옮김 / 거름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린다 새퍼딘의 <두려움이 나를 망친다>를 읽었다. 요즈음 왕성한 활동을 하는 공병호 박사도 아침 일찍 잠이 깨면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고 한다. 개인의 건강, 자식 걱정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물론 나도 매일 아침, 아직 학교도 다 마치지 못한 아이들이 걱정이 태산이고, 회상에서 잘리지나 않나하는 직장에 대한 불안감 등이 들 때가 많다.
정말 기우(杞憂)에 불과한 것인지. 내일의 태양은 또 떠오르게 되어 있는데도 걱정과 근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 인간사인가 보다. 이것도 존재론적 고민에 속하는 것인지. 문제는 요즈음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물량화 되다 보니 우울증 환자가 많아지고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알콜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등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우선 이 책에서는 과거보다 문명이 발달한 현대가 더 두려움이 심하다고 한다.
“사실 우리는 더 많이 알수록, 더 오래 살수록, 그리고 더 풍족하게 지낼수록 일상에서 두려움에 떠는 일이 더 많다. 안전띠, 에어백, 자전거, 헬맷이 없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몸에 멍울이 만져지면 무조건 암이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우리는 알지 못했기 때문에 삶을 더 즐겼다.”(5p)
그러면서 두려움 때문에 치를 대가를 말한다. 그것은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능력,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능력,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을 받는다고 한다.(13p) 그가 들은 예화는 설득력이 있다. “제이크라는 사람이 음악 벽(癖)을 살아가는데 불안감으로 포기하고 간호보조원으로 일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에야 그는 자신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믿지 못하는 바람에 그렇게 무기력한 인생을 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런데, 두려움을 너무 자주, 너무 강하게, 또는 너무 오랫동안 느끼는 사람은 두려움이 단순히 특정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되어 버린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 책에서는 몇 가지 부류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독자들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예를 들면 “당신의 두려움은 적응반응인가 부적응반응인가?”에서 10개의 질문지를 통해서 정도의 차이를 규정한다.
ㆍ 수줍음형- 소심하다. 말수가 적다. 기가 죽은 듯 행동이 조심스럽다. 동작이 조용조용하다.
ㆍ 과다경계형- 늘 경계심을 품는다. 말투가 히스테리컬하다. 안절부절못한다.
ㆍ 순응형- “나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것만 걱정하면서 사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나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조차도 재대로 알지 못했죠. 내 주장을 내세우기가 너무 두려워요.”(40p)
이 책에서도 두려움에 사로잡힌 생활양식의 원인은 참으로 다양하다라고 말하면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찾고 있다. <30년만의 휴식>, <자존감>의 저자 이무석 교수도 어린 시절에서 문제점을 현재와 연결시키고 있던데, 이 점에서는 이 책과 동일하다. 그리고 두려움은 기질과 유전은 함께 작용한다는 것이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생활양식을 낳게 되는 또 하나의 커다란 요인은 기질과 유전이다. 기질은 인격을 형성하는 강력한 결정요인 가운데 하나다. ” (53p)
그래서 아이들을 과잉보호해도 안 되고, 과소보호도 안 된다고 한다. 산다는 것이 왜 이리 어렵고 복잡한지 모르겠다.
* 두려움이 끼치는 장기적인 영향
ㆍ 자긍심 상실 -두려움 때문에 소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낙천적인 마음, 에너지, 활력, 자주성, 유모감각, 흥미, 행복감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많다. (88p)
ㆍ 대인관계의 어려움 - 다른 사람과 창조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능력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들은 대가 숫기가 없어 남들과 교제하기보다는 그들을 피하는 데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이들은 대인관계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까, 또는 내 행동이 오해를 사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려면 피할 수 없는 위험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몸을 사리는 것이다. (69p)
그러면 어떻게 두려움을 정복할 수 있을까
우선 이 책에서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기술 가운데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이 바로 ‘생각’과 ‘강박증’을 구분하는 방법이란다. 생각은 생략하고 강박증에 대해서만 살펴보면,
강박증은 마음이 단 하나의 감정이나 개념에 집중된 나머지 도저히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강박증에 빠져 들어가는 마음을 돌려세워야 한다. 텔레비전을 본다거나, 단순한 일거리 처리, 독서를 하면 마음이 안정되는 성격이라면 책을 읽어도 좋다.
나는 책을 읽으며 텔레비전을 보면 효과적이다.
“과다 경계하지 마라. 살다 보면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하고 패배를 맛보기도 하지만, 늘 재난을 두려워하며 벌벌 떤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118p)
"시도를 두려워하면 정체(停滯)가 온다.“
ㆍ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긍심고 기쁨을 찾는 방법 - 어려운 일에 과감히 도전한 적이 있다. 자신이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기 위해 도전한 적이 있다.
ㆍ 어려운 일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 쉬워진다.(134p)
ㆍ 윌리엄 제임스는 “ 지금껏 가장 위대한 발견은, 마음가짐을 바꾸면 그 사람의 인생이 바뀐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숱한 어려움에 부딪히고, 그 가운데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많다. 그러나 상황을 침착하게 판단하고,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자장 좋을까 궁리하고,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면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150p)
ㆍ 나는 만사를 두렵게 생각하는 버릇이 있나 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냥 좀 실망스럽거나 일시적으로 상황이 악화된 것뿐인데도 말이죠.“ (168p)
ㆍ두려움을 쉽게 느끼는 사람은 위험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부풀려 생각한다. 심지어 지극히 안전한 상황에서도 무엇이 잘못될지 끊임없이 걱정하고 일어나지 않을 위험도 지어내어 고민한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실수를 할 게 분명해. 걱정되어서 미치겠어.”(168p)
ㆍ 긴장을 풀어 주는 방법- 느리고 깊게 숨쉬기를 하면서 “나는 잘할 수 있어”라든가 “괜찮아질 거야”라고 읊조린다.(23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