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월요일 현지시간 오전, 에릭 홉스붐 씨가 오랜 투병 끝에 영국 런던에서 타계했습니다.향년 95세. 가디언 지를 보니 요즘 잘 나가는 경제사가 나알 퍼거슨도 홉스봄의 저작 <극단의 시대>에 대하여, "근대사를 공부하고자 하는 그 누구에게도 읽어야 할 책" 이라고 칭찬했군요.
요즘 민족주의의 고전을 다시 독파하기 위해 첫번째로 베네딕트 앤더슨 <상상의 공동체>를 읽고 그 다음에 홉스붐 <1780년 이후의 민족주의>를 읽고 있는 중입니다. 후자의 책이 더 나중에 나왔기 때문에 언어와 민족주의에 대해서 전자의 논리와 거리를 둔 대목도 있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는 중이었습니다.홉스봄 저작을 읽다가 그의 부고 기사를 보니 우연치고는 묘하군요.
홉스봄 씨의 대표작 <혁명의 시대>를 읽으면서 중남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아이티가 중남미 최초의 공화국이라는 것, 아이티 혁명의 주역 투생 류베르튜르가 프랑스의 진압군에 체포되어 프랑스에 끌려가는 장면에서는 묘한 슬픔과 착잡함을 느꼈습니다.프랑스 혁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었고요.그리고 복잡하다며 우리가 관심도 두지 않은 동유럽의 소국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할 만큼 그 분야에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한 책이었습니다.
<1780년 이후의 민족주의> 이후엔 <혁명의 시대>를 읽고, 한스 콘을 거쳐 19세기 후반에 나온 민족주의의 고전, 르낭 <민족주의란 무엇인가>로 올라가려고 합니다.
민족주의 공부를 할 때 좋은 디딤돌이 되어 준 홉스봄 씨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오랜동안 투병생활을 했다는 게 마음에 걸리는군요.영원히 안녕... 홉스봄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