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현 노래 중에서 야! 정말 여자의 마음을 잘 읊었구나...하고 여자들이 감탄한다는 노래가 있습니다.'미장원에서'와 '나의 하루'죠. 그런데 이 노래들의 가사를 지은 사람은 남자들입니다.전자는 정석원, 후자는 윤종신. 둘 다 공일오비 출신들이죠.사실 두 남자의 외모는 이런 여성적인 섬세함과는 거리가 멉니다.요즘 정석원 씨는 대중매체에 잘 안 나오니 청소년들이 잘 모르겠지만(몇 년 전까지만 해도 라디오 청소년 대상 프로에서 슈퍼주니어 강인과 대담도 재밌게 하던데...)윤종신 씨야 오락프로의 감초같은 연예인이라서 잘 알려져 있죠.깐족이로 유명한 그가 '나의 하루'를 작사작곡했단 말이야? 하고 신기하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하지만 그 외에도 윤종신 씨는 성시경의 대표곡인 '넌 감동이었어' '거리에서'를 만들었습니다.노래도 잘하고 작사작곡도 잘하는 실력파입니다.
꽃미남들만 아름다운 언어마술사가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오히려 바이런 빼고는 유명한 서양 문학인 중 미남을 꼽기가 쉽지 않지요.<전쟁과 평화>의 히로인 나타샤를 창조한 톨스토이를 봐도 어떻게 저런 외모의 늙은 나이에 저리도 멋진 나타샤를 창조해냈단 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죄와 벌>의 소냐를 창조한 도스토예프스키도 마찬가지입니다.도박중독자에 성질도 괴팍해서 자기를 도와준 투르게네프를 욕하고 다녔던 자가 어찌 저런 순결한 여인을 창조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죠.
언어는 사람을 착각하게 만듭니다. 아름다운 연애시를 쓴 시인을 직접 만나보니 뺑덕엄씨 같은 성질 고약한 아줌마였다던가, 사랑의 애절함을 그린 소설가가 집에서는 마누라를 팬다던가 하는 해괴한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그래서 유명한 작품을 만든 사람을 직접 만나지 말라는 말도 있나 봅니다.만나면 실망한다는 거죠.
나는 박정현, 화요비, 장나라를 좋아합니다.묘하게도 이 가수들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좋아하더군요.그래서 나는 호리호리하게 가냘프고 섬세한 여성적인 남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가끔 섬세한 글을 블로그에 올리니 나를 여자로 아는 이들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그렇다고 나를 직접 만나고 나서 실망할 정도의 추남은 아니니 걱정은 마시고...
어제 오랜만에 장나라의 '고백'을 들었습니다.우리 장나라 누나...연기도 좋지만 노래도 발표하고 그래야 하는데...그녀의 새 노래를 듣고 싶네요.이제 노래 안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