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인의 요구라면서 어머니의 심장을 도려낸 사나이 이야기가 있지요.대체로 이 이야기는 그 심장을 적출해서 애인에게 뛰어가던 사나이가 돌에 걸려 넘어지려니까 그 심장이 "얘야. 조심해라..." 하고 염려하더라...그런 내용인데...모성애를 꼭 그런 식으로 표현해야만 했는지 개운하지는 않은 이야기입니다.그런데 또다른 이야기가 두 개 있는데 개운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섬뜩합니다.
그중 하나는 위의 이야기와 다 같은데 사나이가 어머니를 밧줄로 묶어 칼로 심장을 도려내려는 찰나 그 어머니란 사람이 온갖 저주와 악담을 퍼붓다가 결국 체념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어쩜 네 아버지와 똑같니..."
또 하나는 윤회복수 설화 같은 것인데... 사나이가 아직 펄떡펄떡 뛰고 있는 어머니의 심장을 애인에게 가져오자 애인은 야릇하게 웃으면서 심장을 받더니 갑자기 할머니로 변해버렸습니다.사나이가 깜짝 놀라자 그 할머니로 변한 애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내가 바로 네 할머니다.네 어머니가 아버지를 시켜 내 심장을 도려내게 했지...나는 똑같이 복수를 해주기 위해 네 애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우리나라 공포영화 중 특이한 소재 중 하나가 시어머니 귀신입니다.일본에도 이런 장르는 없다고 합니다.최지우가 신인시절 나온 '올가미'도 이 장르에 속한다고 봐도 되지요.위의 이야기에도 고부갈등이 밑바탕에 깔려 있고 그 중간에 끼인 남자의 당혹함도 보이는데 공포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