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독도 광고(CNN뉴스전광판에 광고)를 하게 되었습니다.그런데 광고내용 중 '하와이가 미국땅'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건 괜히 긁어부스럼을 내는 것이 아닐까요.1898년 미국의 하와이 병합은 세계사에서 제국주의의 강탈적인 영토병합의 예로 악명이 높습니다.하와이 왕국은 독립국이었고 미국은 강제로 병합한 것이니까요.수백년 전도 아니고 불과 100여년 전 일입니다.그런 후 얼마 안 되어 독도가 일본 시마네 현으로 편입되었고 을사조약,경술국치로 이어집니다.강도같은 제국주의 시대였지요. 

   사실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에서도 '하와이는 미국땅'이라는 가사는 계속 맘에 걸렸습니다.정광태 씨가 몇년전 가사 일부를 고쳤다고 해서 혹시 이 대목을 고쳤나 하고 기대했지만 여전히 '하와이는 미국땅'이었습니다. 

   내가 걸린 가벼운 감기가 남이 걸린 불치병보다 더 급하다는 속담도 있고 해서 저 먼 하와이가 무슨 대수냐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미국이라는 제3국에 세울 독도 광고판이었으면 다른 외국인들을 위해 홍보하겠다는 것인데 외국인들도 하와이 병합에 대해 모를까요? 그러면 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클린턴 행정부 때 클린턴은 하와이 병합에 대해서 하와이 주민들에게 사과했습니다.미국으로서도 정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한 것이지요.하와이 대학은 아시아권 연구로 유명한데 이곳에서 한국학을 강의하는 에드워드 슐츠 교수는 한국병합의 불법성을 하와이 병합의 불법성과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슐츠는 당연히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에도 비판적입니다.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의 뉴욕에 홍보하는 문구에 하와이는 미국땅이라고 씌어 있으니, 하와이 주민들에게 사과한 클린턴이나,하와이 병합과 한국 병합의  불법성을 유사하다고 주장한 슐츠같은 이들의 처지만 이상하게 되었군요. 

   참...뭐라고 할말이 없습니다.김장훈 씨가 좋은 일 많이 하는 것은 높이 평가합니다만 이번의 광고판 내용은 좀 더 신중히 자문을 구하고 실행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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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좋아 2010-03-09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는 오히려 독도는 우리땅 하고 광고하는게 역효과 아닌가 싶습니다. 이전에 하버드 대학 도서관에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표기해서 문제가 되었는데 그쪽 사서는 저런 홍보광고를 보고 독도를 한국 영토가 아닌, 국제법상 분쟁지역으로 오해해서 이전의 한국 영토 표기를 포기하였다고 하는 기사를 본 적 있습니다. 자기 영토를 광고한다? 제주도는 한국땅이라고 광고하지 않듯이 독도도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조용히 하고 있으면 될텐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일본 입장에서는 이 지역의 분쟁화를 원하고 있기때문에 우리가 앞장서서 저렇게 제3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광고를 해준다면 더 좋아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들의 의도대로 분쟁지역화 되어 국제사법재판소에 간다면 우리로서는 최악의 결과가 될테지요.

노이에자이트 2010-03-09 23:1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은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또 이런 식의 방법을 쓰는 나라가 있는지도 좀 더 널리 사례연구를 해봐야지요.

푸른바다 2010-03-09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의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3-09 23:16   좋아요 0 | URL
간결 명쾌한 의견 표명입니다.

펠릭스 2010-03-09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은 소견일까요? 광고는 순간이지만 관련 책이나 연구에 지원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노이에자이트 2010-03-10 13:08   좋아요 0 | URL
김장훈 씨가 독도연구가 호사카 유지(일본에서 한국인으로 귀화한 세종대 교수)씨에게 1억원을 기부하는 등 그쪽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아무래도 이번 광고판은 김장훈보다는 홍보전문가인 서경덕의 책임이 더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카스피 2010-03-10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김장훈씨의 일은 매우 훌륭한데 아무래도 우리의 관점에서만 진행하다 보니 좀 미비한 좀이 있군요.하와이 강제 합병은 아마 미국인들에게도 숨기고 싶은 부분일텐데 말이죠.그래도 이런 일을 하시는 김장훈씨를 적극 지지합니다요^^

노이에자이트 2010-03-10 23:30   좋아요 0 | URL
함께 일하는 서경덕 씨가 광고전문가인데 아무래도 제국주의의 역사에 대한 지식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김장훈 씨가 후원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에 대해 공부하면 독도 영유권 논쟁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입니다.

스트레인지러브 2010-03-10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부천사"김장훈 씨에 대해서는 뭐라 하기가 참 뭣하지만 하와이도 쓰시마도 미국 땅 일본 땅이라고 점찍어 말하기는 뭣한 동네라는 점에서 "애초에 노래가 잘못 지어진 거 아닌가" 하는 기분도 드네요. 쓰시마 같은 경우는 홍보도 하고 하니까 사람들이 "운이 좋았으면 지금 우리 땅이 될 수도 있는 땅이었다" 고 생각하고 독도 맞불로 놓을 생각도 하는데 하와이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니까 평화적으로 합병된 것으로 "당연히" 생각하는 거 같네요.
확실히 잘 짚어주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생각해보니 약소군도는 사연없는 동네가 없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3-10 23:20   좋아요 0 | URL
태평양의 섬나라들이 19세기 말 무렵 제국주의 국가들에게 침탈당한 상처는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사정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흑해 2010-03-17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원래 조그마한 섬나라들이 무시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누벨 칼레도니아, 미국의 괌이나 하와이(쿠바의 관타나모나 공식적으로는 독립국인 아이티), 일본의 오키나와(류큐) 등등. 찾아보면 꽤 많습니다. 프랑스의 경우는 핵실험하고 나 몰라라 한 게 기억나는 군요.

이런 논의들도 좋지만 "배성준"이라는 분의 글들을 검색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독도에 대한 일반적 시선과 차이가 있는 인식을 보여주더군요. 노이에자이트 님의 의견도 듣고 싶구요. 간단히 말해 영토 문제는 "근대 국가"의 시선 안에 있는 얘기라는 거지요. 그 이전의 왕조들이 울릉도는 몰라도 독도에 그렇게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지도 의문입니다. 1905년에 일본이 독도를 스스로의 영토라고 선포한 그 시기를 깊이 탐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어찌 됐든 일본이 독도를 장악하는 방법은 군대를 보내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흑해 2010-03-19 16:21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여기만 빼놓고 가기는 뭐해서 글을 올립니다. 합법성을 강조하는 논리도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 않나요? 식민지배를 합법/불법의 차원에서 따지는 것은 합법인 경우에는 식민지배가 정당화될 수도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히틀러가 합법적으로 권력을 장악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법적으로 합법성을 강조하는 논리는 일정한 계기만 마련되면 식민주의를 정당화시키는 논리로 전환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함정에 빠지는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

한국근대사 전공자인 배성준 씨가 말하는 "독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도 읽어볼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0-03-20 14:58   좋아요 0 | URL
마루야마 마사오<현대정치의 사상과 운동> 첫장에 히틀러가 합법적으로 정권을 장악했다는 학설에 대한 반론이 있으니 한번 읽어보십시오.그 대목을 읽고 나서 저는 영 헷갈리더군요.

배성준 씨 주장 중 간도되찾기 운동에 대한 설명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