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을 일찍 터뜨린 나라...외환위기 무렵 우리나라를 지적하면서 유명해진 말인데,곰곰 생각해 보면 이 지적은 경제영역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정치는 과연 안심해도 되는 상황인지... 

  민주화가 안심할 만큼 정착하지 않는 나라인데 투표율은 너무 저조한 것은 아닌지 염려해 봅니다.혹자는 투표를 안 하는 것도 정치적인 의사표현의 하나로 봐야 한다고도 주장하지만 글쎄요...예전부터 투표를 강제하는 나라가 있다고 했는데 우연히 그 나라를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각 신문 연재 중 관심있게 보는 글이 있는데 경향 신문의 외국인 필자 개번 매코맥(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 명예교수)컬럼도 그 중 하나입니다.이 양반 전공이 동아시아 근현대사라서 더욱 관심있게 읽지요.좋은 글이 많습니다.특히 일본이나 한국 정치에 대해서도 상당히 잘 알고 있지요. 

 그런데 그가 말하길 오스트레일리아는 1924년 이래 투표가 의무사항이랍니다,그외에 30개국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네요.매코맥은 영국시민권이 있기 때무에 이런 사람들을 위한 범주를 따로 마련하고 있다고도 합니다.이들도 모두 투표해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불참하면 벌금을 내야 하지요.왜? 시민권자가 누리는 특권은 민주적 절차에 참여해야 하는 의무를 수반해야 한다...그런 명분이지요. 

  우리나라의 산골이나 섬에서는 투표일에 먼 곳에 있는 투표소에 가려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노인들이 있습니다.산길을 걸어서,또는 배를 타고 한 표를 행사하러 가는 행렬을 보면 그들이 어떤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건 엄숙한 기분까지 듭니다. 집에서 5분 안팎에 있는 투표소에도 안가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정말 극과 극이지요.

  투표의무제...국민의 서명을 받아 입법절차를 거치면...성사될까요...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정치인 욕하고,투표 안 하는 것을 무슨 독립 운동하는 것처럼 자랑하는 이들도 꽤 있으니까요...저희 어머니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백날 촛불시위해봤자 투표 안 하면 말짱 헛수고다." 소박한 말이지만 딱히 반박할 수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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率路 2009-09-1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대입 치르고 한창 심심해서 TV채널이나 돌리고 있던 차에 EBS에선가 애들이 나와서 토론을 하더라구요. 투표연령 낮추는 문제에 대한 토론이었던거 같은데 S대 합격이 확정된 저희 동네 사는 후배 녀석이 나와서 '고3이 사실 입시 부담 때문에 시간도 많지 않고, 공부하느라 그런거 할 판단력도 많이 떨어진다'운운하며 반대하더라구요. 기분이 참 묘했어요. 고교 학력평가하면 세계 1,2위를 다투는 나라의 고등학생이, 방송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공부하느라' 바빠서 투표할 시간이 없고, 나아가 능력도 없다고 공언하다니.

대학 입학시험 외에는 투표고 국민의 의무고 권리고 다 하찮은것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방향잃은 교육, 그런 교육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동시에, 그러한 교육으로 인해 형성되는 사회구조. 그런것들을 생각하면, 사실 의무투표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그 이후의 일들이 조금은 무섭네요.

노이에자이트 2009-09-19 22:58   좋아요 0 | URL
젊다고 다 패기만만하고 진취적인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본받을 만한 어른이 없다는 응답비율이 같은 동아시아에서도 훨씬 높다고 합니다.그러면서 닮아가는 것이지요.

qualia 2009-09-20 01:41   좋아요 0 | URL
이명박 정권의 노골적인 목표가 바로 청소년/소녀들의 비판의식을 완전히 마비시켜버리는 것 아닙니까. 로보트 같은 수동적 인간 대량 양성해서, 아무 비판이나 견제도 받지 않고, 이 나라 정권은 자기들이 계속 잡아나가겠다는 되지도 않는 수작 아닙니까. 지금 이 나라 사회의 전부문에 걸쳐서 비판단체, 비판담론, 비판 프로그램, 비판적 제도, 비판적 교과서, 현실참여적 대중가수/연예인/영화인 등등과 같은 모든 비판적 거점/인사들이 하나 둘씩 제거돼가고 있잖아요.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 검찰, 국정원, 기무사, 군부, 재벌들, 친일의 후신들, 뇌세포가 굳어버린 멸공수구꼭두각시 노인네들, 뉴라이트를 위시한 극우단체/관변단체들, 곡학아세 어용학자/교수/지식인 따위가 총동원되어 자신들의 야욕을 채우기 위해 저 난리를 치고 있잖아요. 저들의 기고만장한 수구반동난리공작을 두 눈 멀쩡히 뜬 채 보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실질적 대응도 못하고 있는 식물민주당과 그리고 범 야권... 지금의 민주당은 지리멸렬한 정세균 체제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 식물민주당을 해체하는 것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좀더 강력하고 투쟁적인 젊은 인재를 내세워 저 수구반동들과 결연히 맞서지 않고는 저들의 재집권을 막아낼 수 없다고 봅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0 15:07   좋아요 0 | URL
보수파도 알고 보면 틈이 꽤 많고 내부의사가 통일되지 않은 구석도 많지요.재미있는 건 범진보진영은 그보다 더 분열되어 있고 구심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민주당도 한심하지만 민노,진보당은 더 답이 안 보이고 있습니다.그외 진보 근본주의자들은 맨날 노무현이 잘못해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다는 주장만 하고 있구요.

게다가 화룡점정으로 유권자들의 무관심,냉소까지...답이 안 보입니다.그 유권자에 그 정치인이랄까요...

비로그인 2009-09-19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말씀하신 것 처럼 댓글로 이기고 투표에서 지면 소용없는거죠.

노이에자이트 2009-09-19 22:59   좋아요 0 | URL
투표의 위력은 무섭습니다.

펠릭스 2009-09-20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손끝까지 이여지는 개인의 개혁의지는 인고의 세월에 대한 순방향적인 효과가 됩니다. 불신으로 이여지는 무관심은 결코 자신이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함을 스스로 자인입니다. 개인의 개혁의지가 곧 전체가 된다는 확신을 갖는 마인드가 중요함을 느낍니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0 14:49   좋아요 0 | URL
그렇습니다.나 하나쯤...하는 사고방식이 안일하고 위험하지요.

로베스피에르 2009-09-25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투표를 강조하는 것은 제도의 덫에 걸리는 지름길일 수 있다. 제도는 위로부터 주어지는 것. 내가 보기에는 민주주의가 투표로 환원되는 순간 민주주의가 사라진다. 선거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박정희 독재나 전두환 독재나 보통사람 독재나 다 정당화된다는 것 아닌가? 제도는 어디까지나 보조수단이 되어야 한다.

노이에자이트 2009-09-25 17:50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