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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습관의 힘
정경자 지음 / 경향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나도 예전에는 정리는 못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한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그다지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리에 적당히 힘쓰고 그 시간을 다른 쪽에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책에서는 정리수납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는 나의 생각이 생활을 어렵게, 공간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의 도움을 받아 정리에 돌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을 생활 공간 정리에 필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요즘, 새해를 맞이하여 정리에 관한 책을 찾아보고 있었다. 이 책《정리 습관의 힘》이 지금의 나에게 도움을 주리라는 생각에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정경자.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정리수납 전문가라는 직업을 만들었으며,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 정리수납 컨설팅 전문 기업 (주)덤인을 설립하여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이 책은 저자가 현재 전국에 30,000명이 넘는 정리수납 전문가를 양성하여 경력 단절 여성의 일자리 창출 및 창업을 지원하면서 정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버림, 채움, 나눔'의 습관을 통해 공간은 넓게, 생활은 편리하게 사는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얼마 전 정리수납 강의 중에 왜 정리수납을 배우고 싶으냐는 나의 질문에 60이 조금 넘은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집 옷장이 토해요." 옷장을 정리수납하고 나서 문을 닫으면 조금 있다 옷장 문이 열리면서 옷장에 있던 옷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옆에 있던 분이 "우리 집 냉장고도 토해요"라며 맞장구를 쳤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거나 공간이 가는 얘기다. (10쪽)
어쩌면 누구든, 어느 순간에는 이런 적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나도 한 마디 거들자면 "우리 집 책장이 토해요" 성토하고 싶은 적이 있었다. 더 이상 꽂아 놓을 공간이 없고, 책장을 보면 버릴 것은 없는데 막상 치우자니 아깝고 힘든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지금은 동네 도서관에도 가져다주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주면서 어느 정도 양을 조절 중이다. 더 이상 책장을 사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만큼만 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니 말이다.
정리란 내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이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공간에서 빼내는 것이다. 정돈이란 필요하지 않은 것을 버렸다면 필요한 물건의 제자리를 찾아 사용하기 편리하게 수납하는 것을 말한다.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간도 아플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공간도 변비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읽지 않는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처리한 서류와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뒤섞여 일의 진행을 더디게 하고, 필요한 물건이 어디 있는지도 몰라 또 새로 사야 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20쪽)
이 책을 읽으며 정리에 대한 마음을 가다듬고, 어떻게 정리할지 파악해본다. 이 책에는 각 공간별 정리수납 팁이 있어서 공간별로 점검할 체크리스트가 된다. 제대로 하고 있다면 스스로 잘 했다고 칭찬해주고, 잘 안되고 있는 부분이나 활용하면 좋을 아이디어를 얻는다. 무엇보다도 정리의 목적은 물건에게 내 방을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어 스스로 자유를 누리기 위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사람이 먼저가 되는 정리를 해야 한다. 비싸고 좋은 물건이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았던 것이라면 아낌없이 비우는 게 낫다. 홈쇼핑 방송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구매한 발 마사지 기계가 별로 시원하지 않아서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면, 볼 때마다 괜히 산 것 같아서 속만 상하는 물건이라면 비싸게 산 것이라도 버리는 것이 낫다. 그게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정리이기 때문이다. (96쪽)
또한 정리를 하면 '필요 없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원칙을 잘 지킬 수 있다. 사는 것은 쉬워도 버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재활용이 가능한지, 특히 가전제품은 어떻게 버려야할지, 버리려고 결심해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기 때문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고, 되도록 쓸데 없는 것은 집안에 들이지 않는 것이 생활화된다.
정리수납은 계절이 바뀌거나 이사가 결정되면 특정한 날을 잡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습관처럼 매일매일 해야 하는 것이다.
버림, 버림의 자유
채움, 바르게 채움
나눔, 나눔의 행복
우리가 살면서 버림, 채움, 나눔을 잘 실천한다면 공간은 넓게, 생활은 편리하게 될 것이다. (11쪽)
이 책에는 버림, 채움, 나눔이라는 큰 틀에서 정리를 이야기한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어떻게 제 자리를 찾아줄지 고민하게 된다.
책을 읽다말고 냉장고에서 잊고 지냈던 유통기한 지난 물건을 빼내기도 하고, 시기가 지난 책을 정리해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리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정리의 힘에 공감하기에 즐겁게 읽고 정리에 돌입하며 실천해본다. 요일 별 재활용 쓰레기 배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쓰레기 버리기가 더욱 번거로워졌다. 꼭 필요한 것을 사서 쓰고, 충동구매하지 말고, 가지고 있는 것을 더욱 아끼며 살아야겠다. 이 책이 실질적인 정리법에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