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나이 서른이 되었을 때, 호숫가의 고향 마을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갔고, 정신 수양과 고독을 즐기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차라투스트라가 홀로 산을 내려갔다.
그러다가 늙은 성자를 만나 대화하고는 그가 신을 찬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헤어졌는데, 차라투스트라는 홀로 있게 되자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속에 있어서 아직 아무것도 듣지 못했구나? '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16쪽)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걸쳐 놓은 하나의 밧줄이다. 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인 것이다. 저쪽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도중에 있는 것도 위험하며, 뒤를 돌아보는 것도 위험하다. 또한, 벌벌 떨면서 멈춰 있는 것도 위험하다. 인간의 위대한 것은, 인간은 다리橋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운 점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나는 사랑하노라. 몰락하는 자로서 살아가는 것 외의 삶을 모르는 자들을. 그들이야말로 건너가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20쪽)
이 책은 은둔자 차라투스트라의 여행 기록이다. 차라투스트라는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동물과 사람들에게 대화와 강연을 한다. 이 책에 그 내용이 빼곡히 담겨 있으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그 장면이 마무리된다.
그렇게 차라투스트라는 돌아다니며, 인간에 대해, 인생에 대해, 운명에 대해, 사랑에 대해 누누이 말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을 마치고 다시 군중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침묵에 잠겼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들은 그저 선 채로 웃고 있다. 저들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며, 내 입은 그들의 귀에 맞지 않는 것이다. ' (23쪽)
나도 그 군중 중 한 사람이 되어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어렵다.
이 책은 도전정신을 불태웠지만 읽으면서 나 자신이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도 끝까지 읽으며 니체가 전달해 주는 형이상학적인 사상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행인 것은 비유와 은유를 많이 사용하고 내용이 함축적이어서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나만 어려운 것은 아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모든 신들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게 하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