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윤순식 옮김 / 미래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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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워낙 유명한 책인데 헷갈렸다. 이 책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 그것도 아니면 읽다가 말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확인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역시 난 이 책을 한 번도 읽지 않았구나!'

제목만은 여러 번 다양한 책을 통해 접했지만, 실제 이 책을 읽은 적은 없었던 것이다.

역자 해설에 보면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안내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차라투스트라의 여행을 담은 기록으로, 여정 중에 동물이나 사람을 만나 나눈 대화와 강연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대화와 강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독백에 그친다. 그 독백 속에 니체가 세계를 들여다보는 관점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사유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이한 점은 고대 종교 조로아스터교에 등장하는 인물 차라투스트라의 이름을 빌려 '신의 죽음', '힘의 의지, '영원회귀', '위버멘쉬초인' 등의 개념을 설파하는 문학적인 형식의 작품이며, 종교와는 별 관련이 없다. (528쪽)

이제는 정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프리드리히 니체.

1844년 작센 지방의 뢰켄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나 잘레 강이 흐르는 나움부르크에서 성장한 니체는 명문 기숙학교 슐포르타에 입학하여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1864년 20세가 되던 해 본 대학교의 고전어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 입학하고 1년 후에 니체는 자신의 지도교수를 따라서 라이프치히 대학교로 옮겼다.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그는 1869년 25세의 나이에 바젤 대학교 원외 교수가 되고, 이듬해 정교수로 취임한다. 바그너의 격정적인 음악에 영감을 받은 그는 1872년 《음악의 정신에서 비롯한 비극의 탄생》을 출간한다. 하지만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제1부를 출간하며 반유대주의와 가톨릭 성향을 드러낸 바그너와 결별한다. 1873년 이후 몇 년 동안 그는 독일과 독일 민족, 유럽 문화를 비판하는 <반시대적 고찰>을 집필한다. 1879년 건강 악화로 교수직을 사임하며, 스위스의 질스 마리아라는 작은 마을에서 영원회귀 사상을 구상한다. 1885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4부를 출간하고, 이듬해 니스에서 《선악의 저편》을 출간한다. 정신병이 있던 니체는 1889년 이탈리아 토리노의 한 광장에서 쓰러져 1900년 누이동생이 있는 바이마르에서 55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그밖의 저서로 《힘에의 의지》,《안티크리스토》,《우상의 황혼》,《이 사람을 보라》,《니체 대 바그너》 등이 있다. (책날개 작가 소개 전문)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883년 제1부를 출간하고, 이듬 해 제2부와 제3부를 묶어서 출간하고, 그 1년 뒤 제4부 출간하였다. 처음으로 한 권으로 출간된 것은 1892년 제자 페터 가스트에 의해서였다. (533쪽)



차라투스트라는 나이 서른이 되었을 때, 호숫가의 고향 마을을 떠나 산속으로 들어갔고, 정신 수양과 고독을 즐기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차라투스트라가 홀로 산을 내려갔다.

그러다가 늙은 성자를 만나 대화하고는 그가 신을 찬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헤어졌는데, 차라투스트라는 홀로 있게 되자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속에 있어서 아직 아무것도 듣지 못했구나? '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16쪽)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에게 초인을 가르친다.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걸쳐 놓은 하나의 밧줄이다. 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인 것이다. 저쪽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도중에 있는 것도 위험하며, 뒤를 돌아보는 것도 위험하다. 또한, 벌벌 떨면서 멈춰 있는 것도 위험하다. 인간의 위대한 것은, 인간은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인간이 사랑스러운 점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

나는 사랑하노라. 몰락하는 자로서 살아가는 것 외의 삶을 모르는 자들을. 그들이야말로 건너가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20쪽)

이 책은 은둔자 차라투스트라의 여행 기록이다. 차라투스트라는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동물과 사람들에게 대화와 강연을 한다. 이 책에 그 내용이 빼곡히 담겨 있으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그 장면이 마무리된다.

그렇게 차라투스트라는 돌아다니며, 인간에 대해, 인생에 대해, 운명에 대해, 사랑에 대해 누누이 말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을 마치고 다시 군중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침묵에 잠겼다. 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들은 그저 선 채로 웃고 있다. 저들은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며, 내 입은 그들의 귀에 맞지 않는 것이다. ' (23쪽)

나도 그 군중 중 한 사람이 되어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어렵다.

이 책은 도전정신을 불태웠지만 읽으면서 나 자신이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도 끝까지 읽으며 니체가 전달해 주는 형이상학적인 사상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행인 것은 비유와 은유를 많이 사용하고 내용이 함축적이어서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나만 어려운 것은 아니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모든 신들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게 하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27쪽)



니체가 "신이 죽었다."라고 한 것은 허황되고 형이상학적인 관념에서 과감히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인간(삶)이라는 것을 중시하며, 허무주의의 도래에 대하여 운명을 수용하고 사랑할 것을 주장한 것이다. 그렇듯 삶에 대한 절대적인 진리는 어디에도 없다.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건 바로 자기 자신뿐이다.

이 세상에서 자신의 고통으로부터 자신을 구원할 사람도 오직 자신뿐이다. 용기를 내어 자신을 극복하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기존의 가치 따위에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며 현실을 살아가라는 것이 니체가 현재의 우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533쪽)



니체의 철학이 다다르고자 한 마지막 지점은 아모르파티, 즉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사랑하는 것 운명애, 運命愛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피할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긍정하고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치의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527쪽)

아마 철학책이나 다양한 책을 통해 니체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접하게 될 것이다. '그 책도 한번 읽어봐야겠네'라는 생각이 든다면 도전해보아도 좋겠다.

또한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니체의 사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며, 어렵다는 책이지만 글자 크기와 간격을 잘 조정하고 중요한 문장은 굵은 글씨로 표현해 주었으니 가독성이 좋을 것이다.

쉽지 않은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전정신을 가지고 읽어볼 것이며, 한 번 읽어서 그 핵심이 전달되지 않을 수 있으니, 소장해두고 꺼내 읽으며 그 가치를 음미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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