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생의 마지막에서야 제대로 사는 법을 깨닫게 될까 - 삶의 끝자락에서 마주하는 25가지 인생질문
찰스 E. 도젠 지음, 정지현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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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이 발달하고 웰빙을 추구하는 시대가 오면서 오래 살겠다는 인간의 소망은 빠르게 현실로 다가왔다. 중산층 기준 기대수명 100세 시대도 꿈이 아니라는 예측이 있다. 지금처럼 60대 전후로 은퇴한다면 인생의 절반 가까이 일없이 지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명 연장이 기쁜 일만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다. 은퇴 이후 소득 없는 기간이 길어져 가난하고 아프고 힘겹게 말년을 보낼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인간이 장수한다는 것은 분명히 축복할 일이지만, 저 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성장 둔화와 복지확대를 걱정하는 경제학이나 사회복지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자칫 인류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국가뿐 아니라 개인자신들이 철저한 노후준비가 필요한 때이다.

 

이 책은 30년 가까이 심리상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찰스 E. 도젠이 요양원에서 노인들과 심리상담을 하며 얻은 인생에 대한 25개의 본질적인 질문과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어떻게 하면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 후회 없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평균 25만 명이 죽는다. 고령과 질병으로 죽는 대다수의 사람은 말기를 거치게 된다. 적극적인 치료에도 상태가 점점 나빠지며, 남은 시간이 약 3개월인 경우다. 그런데 이들 중 절반은 자신이 말기인지도 모르고 연명의료에 매달리며 혼자 고통을 참다 죽는다. 저자는 이러한 극한 상황 속에 살고 있는 노인들에게서 빛나는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젊었을 때는 별것 아닌 것들을 더 얻기 위하여, 일터에서 권력을 차지하고, 경쟁에서 승리해 마침내 성공 사다리의 꼭대기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이익보다 내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남보다 강해져야 하며,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던 노인들이 이젠 그런 것들이 다 부질없음을 알게 되었고, 인간 본연의 순수한 모습으로 되돌아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요양원 노인들의 삶을 통해 생의 끝자락에서 사람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무엇인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을지를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은 특히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자녀에게 노후를 의지할 수 없는 노인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은퇴를 앞두고 있는데 노후가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서 노후 준비를 위해 몇 권의 책을 사서 읽어보았지만 별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행복하고 편안한 노년을 위해서는 인간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족이나 친구들로부터 받는 정서적인 지원과 안정감이야말로 삶의 질을 높여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인생에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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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을 살아보니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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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GNP(국민총생산) 수치가 올라가면 행복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믿음, 즉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 더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으리란 믿음으로 경제 성장을 외치며 열심히 달려왔고 그 결과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식량부족의 보릿고개는 없어진 지 오래되었고 영양 과다로 인한 비만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가정이 냉난방이 잘되는 주택과 TV.냉장고 등 생활편의 기구를 갖고 있다. 대부분의 가정이 자가용 승용차를 갖고 있다. 대학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국민의 체감 행복도는 경제발전에 비해 크게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자살률은 수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며, 묻지마 살인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경제 양극화로 인한 흙수저.금수저 주장 등 사회적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철학의 대부 김형석 교수가 90세 고지에서 바라본 인생에 대해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물론 사회생활에서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과제에 대해 언급한다. 그리고 인생의 삶과 죽음에 대한 포괄적인 문제들을 지혜롭게 판단하고 처리할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제시하는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이 책의 행복론에서 행복에 관한 깊이 있는 성찰로 성공과 행복의 함수 관계’, ‘재산과 행복의 함수 관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보통 사람들은 성공을 하고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하다고 생각하지만, 저자는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돈독한 관계에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 인생 첫 친구였던 영길이, 초등학교 때 친구 김광윤 장로, ··대학교 때의 허갑과 박치원을 언급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자의 인생에서 소중한 인연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두 친구인데, 서울대의 김태길 교수와 숭실대의 안병욱 교수다.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렸던 이들은 반세기 동안 선의의 경쟁을 벌인 긴밀한 관계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인촌 김성수 선생 다음으로 자신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준 사람이 바로 이 두 친구였다고 고백한다.

 

97세의 나이가 된 저자는 노년의 삶에서 노년기는 보통 65세부터라고 말하지만 인생의 황금기를 60세에서 75세까지라고 칭한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한 것을 몸소 체험한 저자는 나도 60이 되기 전에는 모든 면에서 미숙했다”(p.233) 고 인정했다.

 

저자는 일찍부터 성장을 포기한 젊은 늙은이가 늘어나는 게 가장 안타깝다고 하면서 50세부터 늙었다며 자신을 방기하는 손주뻘 중년에게 넌지시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고 충고해준다.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저자의 인생론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이 책을 통해서 어디에서도 쉽게 들을 수 없는 아름다운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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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 남자 - 말 못 한 상처와 숨겨둔 본심에 관한 심리학
선안남 지음 / 시공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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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여자들의 자아선언이 줄을 이었었는데 이제는 남자들이 자아선언을 하고 있다. 한때 아줌마가 새로운 유형의 인간으로 주목받고 사전에까지 올랐던 적이 있다. 비슷하게 중년의 남자 역시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인간은 아닌가 싶다.

 

과거 중년의 남성은 여전히 힘과 권력을 지닌 가부장으로 존경받고 대우받았다. 한데 이제는 은퇴와 동시에 뒷방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역사상 한 번도 약자로 살아본 경험이 없기에 그 설움과 슬픔은 비할 데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중년의 남자는 방황 중이다. 옛날의 무용담을 반복하거나, 별거 아닌 일에 눈물을 흘리고, 집이 아니라 술집에서 이야기 상대를 찾고, 사소한 일에 울컥 분노를 터트린다.

 

이 책은 선안남 상담심리사가 이런 남성들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서 쓴 책이다. 최근 남성 내담자들이 늘어나면서 고통 받는 남자가 많다는 문제의식에서 책을 썼다. 남자들이 입을 닫는 선택적 함구증은 대표적인 현상이다. “남자들은 모두, 소년을 지나 남자가 되어가는 길목에서 여자를 둘러싸고 분열감을 느낀다.” 어렸을 때는 엄마의 요구와 기대가 부담스럽고, 몸만 큰 어른이 돼서는 여자친구나 아내의 기대 때문에 입을 닫는다는 얘기다. 남자아이가 기대, 상처, 혼란을 해결하지 못하고 성장해 결혼을 하면 내면의 숙제가 폭발한다. 아직 미숙하지만 남자다움이란 압력에 시달려가며 가짜 독립한 탓이다. ‘아들 바보 엄마의 아들들은 엄마한테 받은 무한 사랑을 채워주고 싶지만, 한편으론 탈옥해 자유를 찾은 아버지를 부러워하게도 된다고 한다. 경쟁 만능, 천민자본주의 속에 남성을 생계능력에만 한정지어 평가하는 가부장제도 문제의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남자는 바깥에서 큰 일을 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도맡아서 했다. 소소한 일에는 남자는 간섭하지 않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었고, 맞벌이 가정이 다수라고 할 정도로 사회가 변했다. 이렇게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남성의 성역할 속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는 남성들이 많이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곤란한 일이 생기면 침묵해 버리고, 잠도 줄여가면서 게임에 몰두하는 남성들의 독특한 습성을 하나씩 소개하고 원인을 파헤친다. 저자는 지금도 남자에게는 식솔을 지켜내야 한다는 전통적인 의무가 남아 있다면서 남자는 내적 검열을 충분히 거친 후에야 자신을 펼쳐 보인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회자하는 딸 바보개저씨라는 용어는 맥락도 없고 명분도 없는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가부장들의 마지막 결투와 발악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닐까 싶다. 가정을 위해, 사회를 위해, 국가를 위해 몸 바쳐 일해 왔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전에 없던 권위 추락과 남자로서의 특권 상실, 계속되는 (부모) 의무와 (자식) 부양, 불안정한 노후뿐이다. 이런 괴리와 스트레스를 아저씨들은 개저씨가 되어 표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남자들의 심리상태는 복잡하고 혼돈 속에서 헤매고 있다. 남자라는 이유로 가족을 위해 희생했음에도 가족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쓸쓸한 남자의 모습에서 나 자신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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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함, 기도가 응답되는 바로 그 순간 -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도의 사람 바운즈의 눈물의 기도서
E. M. 바운즈 지음, 임종원 옮김 / 브니엘출판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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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하나님과 대화(교제)하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과 욕구, 생각, 필요한 것과 감사드리는 것 등을 표현하는 의사소통을 말한다. 기도는 어려운 것이 아닌, 자녀가 육신의 부모에게 대화하는 것처럼 친근감을 갖고 대화하듯 하는 것이다.

 

성경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4:6-7)고 했다.

 

이 책은 기도의 사람으로 꼽히는 E.M. 바운즈가 어떻게 하면 기도 응답의 은혜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지 명확하게 풀어놓는다. 기도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부터, 기도의 가능성과 응답의 조건, 하나님의 섭리와 기도 응답의 관계 등 우리가 궁금해 하는 기도 응답에 관한 모든 것을 펼쳐놓고 있다. 저자는 기도는 그리스도인의 풍족한 기업이며, 날마다 일상적으로 받는 연금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이 연금은 우리가 죽을 만큼 간절함으로 구할 때 비로소 내려지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간절함이 없는 무미건조한 기도는 우리의 신앙을 무덤으로 만들며, 더욱이 그 신앙을 죽게 만든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도는 특권이요, 거룩한 왕의 특권이다. 기도는 의무요, 구속력 있는 피할 수 없는 가장 큰 의무이다. 우리를 거기에 단단히 묶어두어야 하는 의무이다. 그러나 기도는 단순한 특권 이상이며, 의무 이상이다. 기도는 수단이자 도구요, 조건이다. 기도하지 않는 것은 단지 고상하고 달콤한 특권을 훈련하고 즐기지 못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유익을 놓치게 한다. 기도하지 않는 것은 단순히 어떤 의무를 소홀히 여기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궤도에 오르지 못하도록 만든다. 기도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얻기 위해 정해진 조건이다.”(p.23)라고 말했다.

 

예수님은 늘 바쁜 가운데서도 기도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예수님은 온종일 하나님을 위한 일로 분주하셨기에 밤을 활용하여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낮에는 일하느라 밤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밤에 기도함으로써 낮에 일하는 것을 거룩히 구별하여 성공적으로 만들었다. 너무 바빠서 기도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신앙을 무덤으로 만들며, 더욱이 그 신앙을 죽게 만든다.

 

바운즈는 간절한 기도에 관하여 기도는 단지 무익하고 쓸데없는 행위나 단순한 의식이나 형식이 아니라 하나님께 응답을 달라는 요청이자 무언가를 얻기 위한 탄원이며, 하나님으로부터 위대한 선을 찾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책에서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기도는 간절하고도 처절한 기도였다. “그는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고 그의 경건하심으로 말미암아 들으심을 얻었느니라”(5:7). 예수님은 가장 낮은 모습으로 하나님께 나아갔으며, 가장 강력한 탄원으로 기도하고 간구하셨다.

 

이제 무미건조한 형식과 생명 없는 냉랭한 기도습관은 집어치우고, 판에 박힌 일상, 보잘 것 없는 장난 같은 기도는 그만둘 때가 되었다. 이제 간절함으로 하나님께 기도하여 응답받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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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가족 - 일상에 숨어 있는 한자의 비밀
장이칭.푸리.천페이 지음, 나진희 옮김 / 여문책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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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말 중 70%는 한자어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기 이전에 글은 한자를 써서 표기했고, 그와 동시에 우리말은 한자를 빌려 쓰기도 했고 병행해 쓰기도 했다.

 

우리의 말과 글속에는 우리의 고유 언어보다는 한자로 된 언어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므로 한자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는 우리의 글과 말을 알 수 없음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상당한 불편을 겪는 것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수밖에 없다.

 

한자를 모르면 신문을 읽기 어렵고, 외국에 여행을 가도 한자로 적힌 명소 소개 글을 읽을 수 없다. 나는 그동안 한자공부를 하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쉽게 되지 않았다.

 

이 책은 장이칭·푸리·천페이 공동저자가 같은 주제의 한자 가족들을 모아 하나의 가족으로 묶고, 그 가족의 구성원이 갖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준다. 더불어 사람의 신체와 관련이 있는 오장육부나 손과 발과 귀와 입이 모두 한자와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도 밝혀냈다. 숫자 속에 들어 있는 옛사람들의 길흉화복에 대한 생각까지 풀어냈다.

 

현재 우리가 어떤 공통된 특징을 지닌 사람들을 일컬어 ‘00이라고 하는 것처럼 이 한자들과 같은 부류들도 계량족이라 불렀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자의 특징에 따라 혈연이나 비슷한 부류 같은 단서를 좇아 한자의 세상으로 들어가면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인들이 숫자 을 이처럼 각별하게 대하는 이유는 해음諧音현상과 관련이 있다. 소위 해음이란 글자와 글자 사이 혹은 단어와 단어 사이의 독음이 같거나 비슷한 것을 말한다. 중국어에서는 해음 현상이 꽤 많다. 그래서 중요한 문화적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가장 전형적인 예로 송종送鍾(시계를 선물하다)’송종送終(장례를 치르다)’이 있다. 이 두 단어의 발음이 같아서 중국인들은 시계 선물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외국인들은 이런 금기를 잘 모르기 때문에 간혹은 꽤 난처한 상황을 자아내기도 한다니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그런가 하면 숫자 ''은 광둥어의 ''과 해음 관계여서 이 숫자는 중국 광둥 지역과 홍콩 등지에서 '번영,, 사회적 지위'를 의미한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 시간을 200888일 밤 8시로 정한 것 역시 중국인들이 숫자 ''에 부여한 운수대통이라는 신분적 특징에 대한 인식을 충분히 대변해준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물이 두 개로 구성돼 있는데 사람도 두 눈, 두 귀, 두 손, 두 발이 있다. 대립하고 있는 수많은 대상도 하나가 둘로 나뉘어 있다. 상하, 좌우, 동서, 전후, 음양, 정부正否 등이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하나로 된 사물을 불완전하게 인식하고 두 개가 하나로 조합이 돼야 완벽하고 조화롭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중국인들은 선물을 보낼 때도 으로 보내지 하나로는 보내지 않는다. 떡이나 과자 같은 선물을 할 때도 두 상자로 보내고 술도 두 병을 보낸다.

 

이 책은 한자들 사이의 혈연관계로 밝혀낸 한자 가족 네트워크의 재미난 세계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으므로 매우 재미가 있다. 한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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