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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말의 기술 - 화내거나 큰소리 내지 않고
최찬훈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3월
평점 :
살다 보면 상대의 말에 감정이 상하는 상황을 수없이 경험한다. 그 상황은 멀고 가까운 이와 대화를 하거나, 비즈니스 상대와 협상을 벌이거나, 애인이나 배우자와 기 싸움을 벌이는 상황까지 다양하다. 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에서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진다.
서점가에는 화술이나 언변에 관한 책이 많다. 최근에는 말을 잘하는 방법을 넘어서 말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거나 말을 통해 승리를 쟁취하는 요령까지 담은 다양한 책이 발간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개인과 기업에 대한 자격 및 인증 평가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으며, 수많은 상담 경험을 토대로 비즈니스, 상거래, 직장생활 등 사회적 삶 속에서 부딪히기 마련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말의 기술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최찬훈이 비즈니스 현장을 비롯해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논쟁에서 상대의 악의적 공격으로부터 나의 정당성과 정의를 지키기 위한 실전용 말의 기술을 안내한다. 우리나라 대표 논객들과,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논쟁 상황을 예로 들어가며 상대의 말 공격 유형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처법을 안내한다.
이 책은 총 3파트로 구성하여, PART 1 ‘말의 전쟁은 이렇게 시작된다 _ 기본기 다지기’에서는 말 공격의 특징을 설명하고 이에 대처할 기본기를 알려주고 있다. 일상의 논쟁에서는 논리력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무엇보다 논거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실례를 들어 전달하고 있다. 파트 PART 2 ‘이기는 말 vs 지는 말 _ 응용 기술 익히기’에서는 본격적으로, 상대가 가해 올 말 공격의 유형을 세분해서 설명하고 이에 대한 대처법과 역공의 기술을 알려준다. 특히 상대의 말 공격 유형을 세세하게 구분한 다음, 상대의 말 공격을 거꾸로 상대에게 되돌려서 반격함으로써 상대를 제압하는 방법까지 수록하였다. PART 3 ‘승리는 준비된 자의 것이다 _ 패러다임 전환하기’에서는 궁극적으로 말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조언한다. 얼굴 맞대고 논쟁하는 자리만 전쟁터가 아니며 일상생활 전체가 승패를 결정짓는 전쟁터라고 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모든 질문에는 함정이 숨어 있다’는 부분이었다. 사례로 오세훈과 한명숙 후보간의 토론에서 오세훈 후보는 한명숙 후보에게 “서울시 공무원 숙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져 놓고 한명숙 후보가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자 “그런 것도 제댈 모르고 시장 선거에 나왔느냐”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또한 박근혜 후보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와의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의 날선 질문 공격에서 질문의 의도를 ‘상대방을 골탕먹이는 것’으로 만들므로 상대가 제기한 화두를 덮어버린 사례 등도 재미가 있다. 이렇게 대선 후보 간의 논쟁이나 정책 결정에 대한 토론이나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주의 주장에 대해 상호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상당히 도움이 되는 전략과 전술들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화술에 관련된 책을 읽다보면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거나, 말하기보다 듣기가 중요하다거나 하는, 윤리 강좌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에는 연역법인 논리적 오류나 순환 논증이니 하는 이론들은 거의 없다. 그저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스킬들만 채워 놓았기 때문에 매우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