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가라, 내 양을 먹이라
박운서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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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은퇴일은 죽는 날이다.’라는 말이 있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사업을 하다가 그만 둘 때까지의 생활은 60세 이후 진짜 자기 인생을 살기 위한 연습이다. 그러므로 60세 이후에는 평생 일할 곳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은퇴 후에는 즐거움을 누리며 편안하고 여유롭게 살기를 희망하지만 반대로 은퇴 후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남아공의 만델라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에도 인종차별을 비롯하여 무지와 악습이 만들어낸 각종 차별에 저항하는 인권운동의 아이콘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재임당시에는 무능력자라는 낙인을 달고 초라하게 물러났으나 퇴임 후 평양과 중동지역 등을 다니며 평화의 사절 역할을 했다.

 

이 책은 전 경제차관, 대기업 CEO'타이거박'이라 불렸던 박운서 장로가 평탄한 노후가 보장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직 퇴직 후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고 필리핀 오지의 망얀족 마을에서 쌀 농사꾼으로 살며 선교활동을 펼치는 감동의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거 박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하며 한국중공업 사장, LG상사 부회장, 데이콤 회장 등을 거친 저자는 65세 때 꿈에서 필리핀 선교 생활을 시작하라는 목소리를 들은 후 필리핀의 오지 민도로 섬의 망얀족 마을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9년 째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입히고 먹이며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깊은 산 속에 사는 망얀족은 예수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 망얀족의 자립을 도운 저자는 등짐으로 자재를 옮겨 날라 열두 곳의 마을에 교회를 세웠다.

 

이후 저자는 리마스, 피난타오, 다쿠탄, 산시드로, 히낭오 등 총 12곳의 마을에 망얀족을 위한 예배당 설립을 확대해 나갔다. 일흔이 넘은 박 전 차관은 이 과정에서 발목이 부러지고 사고를 당하는 등 숱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더 깊은 오지로 들어갔다. 교통수단도 두발과 물소 등에 불과했고, 건축 자재도 모두 등짐으로 옮겨야 했다. 과거 경제관료 시절 타이거 박으로 불릴 만큼 저돌적이었던 그의 추진력이 빛을 발했다.

 

그 결과로 외부인에게 배타적이었던 망얀족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먼저 박 전 차관을 따르는 가하면,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박 전 차관은 필리핀 생활을 시작하면서 몸무게가 15kg 빠졌다고 한다. 하지만 건강은 오히려 40대로 돌아왔을 정도로 좋아졌다.

 

그의 순종의 결단을 통해, 하나님은 그의 삶을 현직에서의 화려했던 시절보다 더 아름답고 빛나게 만들어 주셨다. 사실 하나님이 주신 현직에서의 성공은 필리핀에서의 사역을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 하고 윤택한 노후를 보내기보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역동적인 노후를 선택한 저자의 인생에서 85세의 갈렙의 모습이 투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삶을 움직이고 이끄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을 보여 주고 있다. 은퇴를 앞둔 분들과 삶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찾는 사람들에게 귀한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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