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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What? - 삶의 의미를 건저 올리는 궁극의 질문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책이 질문으로만 되어 있다면 어떨까?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질문으로만 이루어진 책이 있다. 책 제목이 질문이다. ‘무엇 WHAT?’ 그동안 수많은 책을 보고 읽었지만 질문만으로 구성된 책은 처음 본다.
좋은 질문은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이에게 훌륭한 자극제가 된다.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은 생각의 폭을 크게 넓혀주는 방법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극작가, 어부, 항만 노동자, 법률가 보조원, 요리사, 제빵사 등 온갖 직업을 거쳐 미국을 대표하는 파워라이터로 자리매김한 마크 쿨란스키가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만으로 구성된 글을 썼다. 그는 “질문을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답변을 얻을 수 있을까”라며 “끝없이 답변을 갈구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본성”이라고 역설한다.
저자는 공자, 플라톤, 셰익스피어, 데카르트, 헤밍웨이 등 저명한 철학자와 작가의 저술을 꼼꼼하게 살펴본 뒤 인생의 핵심을 다룬 질문 20개를 뽑아냈다.
이 책의 장 제목으로 쓰인 20가지 질문들은 거의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들이다. ‘어떻게 시작할까?’ ‘얼마나 많을까?’ ‘어떻게?’ ‘왜?’ ‘어디?’ ‘이게 불운한 건가?’ ‘프로이트는 뭘 원했나?’ 등이 그 예인데, 책장을 넘기며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물음표들을 따라가다 보면 “가장 보편적인 질문이 곧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는 저자의 집필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들은 ‘어디?’라고 물어보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건 아닐까? ‘이것은 어디서 만든 것입니까?’ ‘당신의 고향은 어디입니까?’ ‘국경선은 어디입니까?’ 인종차별주의와 극단적 민족주의의 상당수는 이 ‘어디?’라는 질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한 결과가 아닐까?”(p.91~92)라고 말한다.
‘쿠오바디스?’ 당신은 어디로 가십니까? 왜 이것이 로마 가톨릭에서는 큰 문제인 걸까? 왜 베드로는 예수에게 “쿠오바디스?”라고 물었을까? 왜 히브리인이 또 다른 히브리인에게 굳이 라틴어로 말하려 든단 말인가? 이 질문에 대한 예수의 답변은 “나는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간다”가 아닌가?
책에 나오는 질문들은 전체적으로 모두 연결돼 하나의 메시지를 전한다. ‘세상과 나에 대해 애정과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며 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역사의 위대한 스승들은 답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질문을 주었던 분들이라는 사실이다.
저자는 책 마지막 부분에서 ‘감사의 말’을 전할 때도 “어떻게 내가 낸시 밀러에게 또다시 감사할 수 있을까? 내가 이미 347번이나 그녀에게 감사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하지만 그녀가 계속 훌륭한 일을 해낸다면 나는 무엇을 더 할 수 있으라?” 등의 말로 익살을 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