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잠긴 약자를 위한 노트
김유정 지음 / 자유정신사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성적인 사람인가 아니면 감성적인 사람인가? 아주 우연히도, 아니 시기 적절하게도 지금 나의 상황과 내가 벌인 일들, 나의 처신과 연결되며 나는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 삶은 이성이 아닌 감성에 의해 지배된다. 이성은 감성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어느 오후 따뜻한 햇빛 아래서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평등한 감성의 삶 속에서 조금은 자유롭고 평온할 수 있기를.

 

이 책은 제목이 슬픔에 잠긴 약자를 위한 노트이다. 하지만 거짓으로 강한척하는 자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자신을 약자라고 생각하는 자, 자신을 강자라고 오해하는 자에게 감성을 통한 삶의 회복을 제안한다. 이 책은 왜 우리 삶이 이성이 아닌 감성에 의해 지배되는지를 설명한다. 왜 이성은 감성을 위해 존재할 뿐인지에 대해 그리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감성의 삶 속에서 조금은 자유롭고 평온하기를 제안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내가 보기에 매력적인 것은 무엇이며, 그것은 지금 나의 무엇에 기인하는가? 자신의 감정에 무엇보다 솔직하고, 그것을 숨길 줄 모르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마음. 그리고 그것을 표현할 줄 아는 열정과 꾸밈없는 행실까지, 자기 자신의 감정에 솔직히 행동하는 사람만큼 매력적인 사람도 없다.

 

사람들은 흔히, 이성과 감성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 좋다 나쁘다가 아닐 뿐더러 그것이 차이가 있을지언정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이성과 감성 둘 다를 가지고 있고, 어느 하나에 이끌려 행동할 수 없듯이 말이다.

 

작가는 자신의 감성이 삶을 압도할 때 그 감성의 역류 속에 자신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그 감성을 느끼는 것은 바로 자신이며 자신의 삶은 감성으로서만 구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자신이 감성의 격류 속에 있을 때 거울을 보는 것은 매우 유익하다.”(p.95)고 했다.

 

이 책은 모두 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삶의 감성적 분석에서는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세계를 재구성한다. 초라함, 아름다움, 설렘, 욕망, 혼돈, 불안 등 다양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2여름에서 가을까지에서는 조용한 휴식, 바람의 느낌, 초승달의 슬기로움, 부동의 부드러움, 회복, 변화, 자유로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의 삶은 평등한 것들로 가득하다. 여름과 가을 들판은 그것을 알려준다.

 

작가는 말하기를 동일한 대상에 대한 감정도 아침저녁 다르다. 그러므로 감정의 근원은 나에게 있음에 틀림없다. 타자(他者)를 아름답게 그리고 추()하게 만드는 것 모두 나이다. 마찬가지로 나를 아름답게 그리고 추하게 만드는 것도 바로 나이다. 보통은 나를 아름답게 하는 것은 나이고, 나를 추하게 만드는 것은 타자(他者)라고 생각한다. 누가 보아도 우스운 생각이다.”(p.199)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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