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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1 ㅣ 기황후 1
장영철.정경순 지음 / 마음의숲 / 2013년 10월
평점 :
요즘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하지원, 주진모, 왕고역을 맏은 이재용, 염병수 정웅인 등 주연과 조연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어 궁합이 딱딱 맞는다고 할 수 있다.
기황후는 칭기즈칸이 이룩한 거대 왕국 대원제국의 37년 역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매력적이고 현명한 고려 출신 황후다. 그녀는 공녀로 끌려간 고려의 여인으로서 낯선 이국의 황실에서 고려의 자긍심을 지키며 정치적 이상을 실현해 나간 여인이다.
이제 700여년이 지난 오늘날, 사랑과 권력을 향한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새롭게 복원하려 한다. 전 세계로 퍼져나간 이민자들이 천만에 육박하는 이 시대에, 기황후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돌아보게 하고,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꿈꾸게 한다.
이 책은 드라마의 극본을 맡은 장영철, 정경순 작가가 직접 집필한 작품으로 드라마 ‘기황후’의 원작이다. 두 작가는 오랜 기간 치밀한 자료 조사와 고증을 거쳐 소설 ‘기황후’를 탄생시켰다. 장영철 작가는 책 속 ‘작가의 말’을 통해 최근 논란이 된 역사왜곡 사건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기황후(양이)는 여자로 태어난다는 것이 원죄와도 같았던 시절, 공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남장을 한 채 자랐다. 그러던 중 원나라 황태제 타환(순제)이 대청도로 유배를 오고, 양이는 타환의 시종이 되어 수발을 들게 된다. 고려의 친원파 세력인 왕고와 경화공주의 음모로 대청도는 불바다가 되고, 양이는 홀로 타환을 보필하며 개경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믿었던 타환의 배신으로 양이의 아버지 기자오는 처참한 죽음을 당하게 되고, 그녀 역시 여자임이 밝혀지면서 결국 공녀로 끌려가게 된다. 공녀로 끌려가는 원행 길에는 폐위를 당한 고려의 왕 충혜왕도 함께였다. 기지 넘치는 양이의 모습에 호감을 갖고 있던 충혜왕은 왕고에게 겁탈당할 뻔한 양이를 구했고, 그들은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 갔다. 그리고 양이는 충혜왕의 아이를 갖게 된다.
기황후는 공녀로 끌려와서 처음에는 말도 글도 통하지 않는 구중궁궐에 갇힌 채 자기 한 몸 추스르지 못하던 여자가, 어느 날 갑자기 원나라 황후까지 된 여자이다. 역사란 밝고 자랑스러운 역사만 부각시키는 것만이 올바른 역사 인식이라고 할 수 없다. 공녀와 같이 어둡고, 부끄러운 역사도 엄연히 우리 조상들의 삶의 자취이니 역사에 눈을 감으면 절대로 안 된다. 공녀는 우리 민족을 대신하여 금수 같은 공녀 사냥꾼들의 마수에 걸려 희생된 자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아픔을 보듬어야 할 유산이다. 병은 자랑해야 고친다는 말이 있다. 상처도 역시 감춘다고 낫는 것이 아니며 떳떳하게 드러내 놓고 치료할 때 힐링의 길이 열린다고 본다.
단재 신채호 선생님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는 말을 했다. 과거가 없으면 현재도, 미래도 없듯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역사 교육이다. 일본의 계속된 독도 도발과 역사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등만 탓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역사를 제대로 알고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