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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말 사랑하긴 했을까? - 행복에 목마른 부부를 위한 사랑 회복 처방전
베르너 바르텐스 지음, 이효선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2012년 대한민국 부부 중 11만 4,300여 쌍이 이혼했고, OECD회원국 중 이혼율 1위를 기록했다. 실제로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돌싱(돌아온 싱글)’이 되는 걸 어렵지 않게 경험하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도 현재 약 1,800만 명이 법적으로 부부관계에 있으며 매해 약 40만 쌍이 결혼하고 그중 20만 쌍이 헤어진다고 하니 ‘이혼하기 위해 결혼한다’라는 우스갯소리를 더 이상 흘려들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사랑이란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8,000번을 켤 수 있는 형광등도 결국에는 수명을 다하듯이 부부관계가 끝을 맺는 현실은 자연의 이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부부도 결혼할 때 자신들만은 불행한 결혼생활이 될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사랑만큼은 영원할 것이라 철석같이 믿고 서로에게 최대한 사랑을 표현하며 황홀감에 빠진다.
이 책은 대학에서 의학, 역사, 독문학을 공부했으며 현재 의학박사로 활동 중이며, 독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에서 과학 전문 수석편집자로 커리어를 쌓아 ‘올해의 학술 저널리스트 상’을 수상한 저자 베르너 바르텐스가 이러한 오해를 경계하라고 지적한다. 실제 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부부는 서로에게 과도한 애정 표현을 하거나 칭찬을 퍼붓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상대의 장단점을 무던하게 바라봐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관심사를 공유하고 서로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굳이 애쓰지도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에 대해서 “가까워 지고 곁에 머무르고 싶다면 서로 좋은 냄새를 풍겨야 한다.”고 하면서 “서로에게 좋은 냄새가 나면 곁에 더 머무르고 싶기 마련이다.”(p.46)라고 말했다. 관계가 오래되면 서로에게 더 이상 기분 좋은 향기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모든 부부에게 해당하는 빠르고도 분명한 경고 신호이다. 비록 파멸을 위한 전쟁에 사용되는 무기가 전혀 날카롭지 않은데도 친밀한 관계를 혐오해 멀지 않은 순간에 이별을 맞이할 수도 있는 강력한 칼날이 되어서 나에게 다가 온다고 경고를 해준다.
연애란 초겨울 살얼음을 덮은 강물을 건너는 것과 같다. 어디에 발을 디뎌야 다치지 않고 무사히 지날 수 있을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연습이라도 맘껏 하라고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라’고 했던가. 흔히 사랑의 유효기간은 3년이라고 한다. 연인에게 1000일, 햇수로 3년쯤 되는 시간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이 책은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있다?’라는 질문에 대한 현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더불어 사랑하지만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결국 그래도 사랑한다고 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 그러니 사랑을 회복하는 과정을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20여년 서로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단지 몇 년 만에 서로에게 딱 맞는 상대로 바뀌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행복에 목마른 부부를 위한 처방전’이란 부제처럼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사랑하지만 동시에 불행하다고 느끼는 부부에게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지혜를 선사하는 이 책은 읽기에 지루하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액기스만 담아놓았기에 읽는 내내 고개를 끄떡이며 마음에 와 닿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