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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암 환자라서 행복하다
구라모치 츠네오 지음, 안수열 옮김 / 태웅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어느 암 환자는 “매일 밤 잠들기 전 나는 ‘제발 오늘 밤에 데려가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1년간 나의 기도는 한결같았다. ‘제발 오늘 밤에 저를 데려가 주세요!’ 항암제의 온갖 부작용과 불면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남들보다 서너 배는 더 열심히 기도했건만, 하늘은 그조차 들어주지 않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내 부모와 아내,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매일같이 나를 살려달라고 기도했을 테니 말이다.”라고 했다.
아파본 사람은 안다. 아플 때만큼 이기적이고 염치없기도 힘들다는 것을. 아플 때면 주변 사람들이, 특히 가족에게 대놓고 헌신을 요구한다. 이것 좀 해 달라, 저것 좀 해 달라,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몸이 아프면 저절로 그렇게 된다. 화도 나고 신경질도 자주 부리게 되고, 이유 없이 섭섭하다. 아무도 내가 아픈 것을 대신해 줄 수 없으니 외로운 것이다. 큰 병이 아니라도 이런데, 하물며 암이라면 나만 세상의 모든 저주를 다 받은 것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냐고 억울해하지 않을까? 나는 암이라는 무서운 병 앞에서 과연 고고하게 긍정, 희망, 행복이라는 단어를 얘기할 수 있을까? ‘당신은 암 환자라서 행복하다?’ 과연 그 누가 암 환자에게 이런 황당한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동경대 의과학연구소를 거쳐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 미시시피 의과대와 캐나다 맥길 의대에서 면역학과 세포치료를 연구하고 세계 최초의 심장이식에 성공한 크리스찬-버나드 박사 그리고 면역세포치료의 창시자인 스티븐-로젠버그 박사와 공동 연구를 한 면역세포 치료의 권위자인 저자 구라모치 츠네오 박사가 암환자와 가족이 가져야 할 마음자세 뿐 아니라 ‘구라모치식’ 면역세포치료의 장점과 특징 그리고 최근 치료실적 및 성과에 대해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처음 암 진단을 받은 환자나 가족은 진단 그 자체에 당황해서 제대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의사에게 치료의 모든 걸 맡겨버리지 말고 암이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지? 등에 대해 공부하고 치료방향을 정하는데 도움 되는 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이 책의 서론에서 “당신은 암환자라서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2가지 이유에 대해서, 첫째, 암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뇌경색, 심장 발작 같은 질병은 갑작스럽게 발병하여 생명을 앗아가지만,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신변 정리를 하며 앞으로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표준 치료라고 하는 외과요법(수술), 화학요법(항암치료), 방사선요법의 발전으로 암이 완치되기도 하고 수년간 생명을 연장하는 등의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역자인 우리들내과의 안수열 원장은 구라모치 박사의 서적을 통해서 절망감에 빠진 환자들이 희망을 버리지 않기를 전하고 있다. “인간으로 태어나 긴 세월을 살아가면서 각자 추구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라는 무지개를 찾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책에서 ‘희망은 당신을 버리지 않는다. 당신이 희망을 버리는 것이다’라고 끝맺음을 하고 있다. 암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