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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일만 할 것인가?
백만기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료시혜의 확대로 국민들의 생존 연령은 날로 늘어나 100세 시대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노후가 준비되지 않은 노인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100세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에 대해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며 100세까지의 오랜 삶이 축복이 아니라 고통이라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30대 후반의 직장인들은 은퇴를 걱정하지만 은퇴가 코앞에 닥친 40~50대 직장인들에게 은퇴는 밤에 잠이 안 올 지경으로 걱정거리다. 그야말로 ‘인생 2모작’이라는 말로는 그 중압감을 설명할 수 없다.
이 책은 금융회사를 다니다 53세에 사표를 쓴 뒤 다양한 활동을 하며 ‘아름다운 인생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 백만기가 고령화 사회에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은퇴 후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할 것을 조언한다. 저자가 은퇴를 선택하기까지의 과정과 은퇴 후 저자의 다양한 실제 경험들이 ‘은퇴 준비 체크리스트’, ‘100세 시대 인생계획표’ 등 은퇴 준비에 꼭 필요한 정보와 함께 담았다.
저자는 은퇴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남의 말을 듣지 말라’라고 일러준다. 다들 처지가 다른 만큼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일률적인 조언은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은퇴 후에도 즐겁게 사는 방법은 있다고 강변하며 은퇴 후 삶을 그릴 때 기준으로 삼을 몇 가지를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남은 생에서 필요한 것 다섯 가지를 ‘건강, 배우자, 적당한 재산, 할 일, 친구’ 등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기대 수명은 80세인데 반해 건강 수명은 71세기 때문에 반드시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는 것. 배우자와 함께 한 길을 가야 외롭지 않다는 것,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어야 불행하지 않다는 내용이다. 흔히들 은퇴를 생각하면 경제적 문제만 이야기하는데 다시 되새겨 보아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저자는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은퇴는 직업을 바꾸는 것이라며 어떤 할 일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전한다. “19세기 폴란드 시인 노르비트가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먹고 사는 일, 의미 있는 일, 목숨을 바칠 정도로 재미있는 일이 필요하고, 이 세 가지 중에서 하나가 부족하면 삶이 드라마가 되고, 둘이 부족하면 비극이 된다”고 한 부분은 은퇴 후 할 일을 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설명해준다.
누구나 은퇴를 하게 되면 모든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외로운 생활을 하게 된다. 내가 아는 지인은 은퇴 후의 삶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을 들어봤다.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 밝은 달만 쳐다보니 외롭기 한이 없다. 내 동무 어디 두고 나 홀로 앉아서 이 일 저 일만 생각하니 눈물만 흐른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은퇴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와 여러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은퇴를 화두로 저자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이 든다. 은퇴를 두렵게만 여겼고 어떤 것부터 준비해야 할 지 막막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은퇴 설계 컨설팅을 해주는 곳도 짤막하게 소개돼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