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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국사 인물 이야기 - 십대를 위한 쉽게 읽는 한국사
김상훈 지음 / 탐 / 2013년 10월
평점 :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한 영화 ‘관상’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하지만 내용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한동안 논란이 됐다. 누리꾼들이 “영화에서 백윤식이 죽고 이정재가 왕이 된다”는 글을 스포일러라고 항의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유정난을 통해 수양대군이 왕이 돼 세조가 된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이런 역사는 중학교 교육과정만 공부했어도 알 수 있지만 역사 교육이 약해진 탓에 젊은 세대들은 잘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한국사가 수능필수과목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논의까지 나오는 현실이다. 역사 교육 방법이 바뀌어야 할 때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책은 현직 기자이자 역사 관련 전문 작가인 김상훈이 한 시점에 벌어진 사건, 인물, 문화 등을 모두 보여주는 기존 역사서나 교과서와는 달리 인물을 중심으로 한국사를 알기 쉽게 설명한다.
현재 중학생이 사용하는 여러 종의 역사 교과서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을 선별해 다뤘다. 유물, 문화 등 역사 전반을 다루는 기존의 한국사 책과는 달리 인물에 집중한 이유는 사건은 인물이 만들고 그 사건들이 모여 역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인물과 사건의 관계를 고대 시대부터 근현대 시대까지 102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정리했고 단군부터 박근혜까지 사건 속 인물 361명을 설명했으므로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100권 이상의 위인전을 압축해서 읽는 셈이 된다.
내가 중학교를 다닐 때는 한국사를 달달 외우는 암기 과목으로 여기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내용의 역사를 한꺼번에 배우다 보니 얼마나 어렵게 여겨졌는지 모른다. 재미와 흥미로 역사 공부를 한다면 다음 단계로 꾸준히 나아갈 수 있다. 아무 준비 없이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의 역사를 만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동안 책을 통해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접하고, 체험을 통해 유적지와 유물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하면 흩어졌던 퍼즐 조각을 맞추듯 역사의 흐름을 익힐 수 있다.
이 책의 뒷 표지에 보면 “인물이 사건을 만들고, 사건이 모여 만들어지는 역사”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실 역사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니,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 역사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왜 역사는 어렵게 느껴지나?’에 대한 여러 가지 답이 있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역사를 정리하는 것이 기억하기 쉬울까를 생각해본다면 답을 찾기 어렵지 않다. 역사서는 일반적으로 역사적 사건 위주로 정리하는데, 그러다보니 독자 입장에서는 사건의 앞뒤가 헷갈리기 쉽고 역사의 흐름을 읽어내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역사라는 큰 흐름에 인물로 방점을 찍으면 훨씬 쉽게 역사 사건이 머릿속에 정리된다. 인물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사건이 떠오르는 연상 작용이 일어난다. 역사교과서 속 인물 이야기의 꼬리에 꼬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한국사 박사가 돼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동안 그렇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역사책과는 완전히 다른, 재미와 흥미가 있어서 술술 읽혀질 뿐만 아니라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되니 쉽게 이해를 할 수 있다. 역사를 배우고 있는 초등학생에서부터 어른들에게까지 이 책의 일독을 꼭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