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에서 단 한명으로
벤 피트릭.스콧 브라운 지음, 정지현 옮김 / 콘텐츠케이브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이 있다. 길가에는 형형색색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피어 있고 소슬바람에 갈대가 일렁이는 것을 보면 가을이 왔음을 느끼게 된다. 나는 가을이 되면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아래 앉아 책을 읽는다. 잡다한 생각을 다 떨쳐버리고 오직 책 읽기에 푹 빠지게 되면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머릿속이 환기되는 느낌이 든다. 이번에 내가 읽은 책은 <4만명에서 단 한명으로>라는 책이다.

 

이 책은 1990년대 미국 야구 스타였으나 파킨슨병 때문에 은퇴한 후 운동선수들의 경험담을 싣는 웹사이트 페이스 인 더 게임을 설립했으며, 파킨슨병 연구의 후원자로 강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 벤 피트릭이 고향으로 돌아와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 파킨슨병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책의 저자 벤은 1995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1997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리그 유망주 100인에 선정됐으며, 19999월 최고의 포수 후보로 꼽히며 메이저리그에 발탁됐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두 달 후인 20005파킨슨 증후군진단을 받았다.

 

평균 발병 연령이 60세 전후인 파킨슨병을 한참 이른 나이인 만 22세에 진단을 받았지만, 벤은 이 사실을 숨기고 계속 메이저리그 생활을 지속했다. 그렇지만 점차 심해지는 파킨슨병 증세 때문에 글러브를 벌리지 못해 공을 놓쳤고 절뚝거리며 경기장을 뛰었다. 언론은 메이저리그에 대한 정신적 부담을 이기지 못한 선수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결국 2004년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파킨슨병에 걸린 사실을 공개하며 은퇴 발표를 했다.

 

파킨슨병은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로 뛰겠다는 인생의 목표를 좌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실망감과 고통, 그리고 몸의 제한적인 움직임을 가져다주었다. 벤은 치료제 과다 복용으로 동상처럼 뻣뻣하고, 덜덜 떨고 비틀거리게 됐다. 4만 관중에게 기립 박수받았던 자긍심은 사라지고, 자신을 짐짝으로 여기는 자아가 그를 괴롭혔다. 고향을 떠날 때만 해도 모두에게 부러움과 동경의 대상이었는데 이젠 동정의 대상으로 바뀐 채 조용히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그의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 파킨슨병과의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다.

 

이 책은 단순히 파킨슨병과 몇 년 동안 투쟁하다 살아남은 이의 평범한 사연 이상의 의미가 담겨있다. 이 책을 통하여 아무리 삶이 힘들고 고달프며, 지친다고 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지금 인생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진정한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힐링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이런 고난을 당할 때 과연 맞서 싸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봤다. 삶의 위기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해가는 저자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